전국 '반대' 58.1%·'찬성' 41.9%
尹 대선공약·강원도 숙원사업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등 관광지 개발사업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월 국민 1000명에게 '설악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케이블카 설치 등 개발사업'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반대' 58.1%, '찬성' 41.9%로 조사됐다. 국민 10명 중 6명이 반대하는 셈이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권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의 반대가 72.0%로 가장 많았고, 대구·경북(60.3%), 대전·세종·충청(59.7%), 서울(57.9%) 순이었다. 오색케이블카가 설치될 예정인 강원도가 포함된 강원·제주 지역은 찬성이 58.5%로 반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대체로 반대가 많았지만, 20대 이하에서 찬성이 52.8%로 반대보다 다소 높았다. 성별 반대 응답률은 여성(64.7%)이 남성(51.8%)보다 높았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강원도의 40년 숙원이었다. 양양군 오색지구에서 대청봉 근처에 있는 봉우리인 끝청까지 길이 3.3㎞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1982년 시작된 사업은 환경단체 반대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9월 조건부 허가를 받아 사업이 본격화되는 듯했지만, 찬반 논란이 일자 2016년 11월 원주지방환경청이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하면서 다시 중단됐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 2월 '조건부 협의' 의견을 양양군에 통보했다. 상부 정류장 규모 축소 등 몇 가지 조건을 달았지만 사실상 케이블카 설치를 허용한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결정으로 사실상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의 빗장이 풀렸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동안 산악 케이블카는 꾸준히 설치 및 운영됐지만, 육상 국립공원 케이블카는 환경보호를 이유로 사업에 제동이 걸려 왔다. 국내에 마지막으로 설치된 육상 국립공원 케이블카는 전북 무주군 덕유산리조트 케이블카로 1989년 허가돼 1997년부터 운영했다.
이소진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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