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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건강]부모의 불안은 아이의 영혼을 잠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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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 증상 보인다고 혼내지 말아야
무시하고 관심 보이지 않는 게 좋아

[100세시대 건강]부모의 불안은 아이의 영혼을 잠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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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앉아서 이야기하다 보면 다양한 이유로 오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후 아이들이 찾아오는 흔한 이유 중의 하나는 틱이다. 보통 틱은 목적 없이,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몸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행동을 뜻한다. 눈을 계속 깜빡이거나 킁킁 소리를 내는 경우가 틱의 흔한 예이다. 진료실에서 만난 아이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반년 전에 눈을 자주 깜빡이는 모습을 보이다가, 한동안 괜찮다가, 최근 들어 다시 눈을 깜빡이면서 목을 한 번씩 꺾기 시작해서 병원에 오게 되었다. 아이의 부모님은 처음에는 알레르기라고 생각해 안과에 들렀으나 괜찮다고 들었고 증상이 다시 나타나 찾았다가 틱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틱이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한 순간부터 부모의 마음은 복잡하다. 찾아보니 스트레스랑 관련이 많다는데 내가 지난주에 너무 심하게 아이를 혼낸 걸까? 지난달에 가기 싫다는 학원을 보내기 시작했는데 그것 때문인 걸까? 틱의 발생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관여하지만 보통 잘못된 양육 방법이나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틱이 생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틱은 왜 생길까?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뇌에서 움직임과 관련된 부위가 미숙해서라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 지난달에 아이가 틱이 생긴 건 부모가 너무 심하게 혼내서도, 학원을 가기 시작해서도 아니다.


그러면 틱이랑 스트레스는 상관이 없다는 말일까?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많은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틱이 심해지는 것을 본다. 그러나 그만큼 많은 아이들이 스트레스 없이도 틱이 심해진다. 즉 틱이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 것은 맞지만, 틱이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고 스트레스 때문에만 악화되는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틱이 있는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목을 꺾는 틱 때문에 아이가 목이 아파지기 시작하거나, 소리를 내는 틱 때문에 수업을 방해하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을 때이다. 틱이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일상을 방해하기 시작한다면 그때는 도움이 필요한 순간일 수 있다. 달리 이야기하면 틱 증상을 보이는 많은 아이들은 바로 치료를 시작하기보다는 기다리면서 증상의 변화가 있는지 관찰하게 된다.


아이들을 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틱을 한다고 혼내지 않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틱 증상을 무시하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좋다. 틱을 무시하는 이유는 혼낸다고 해서 아이가 틱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치 키가 작은 아이에게 키가 크지 않는다고 혼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틱 때문에 혼난다면 틱은 좋아지지 않으면서 아이의 자존감만 떨어질 것이다.


의사 입장에서 보면 병원에 오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치료가 필요하고 그래서 치료를 시작한다. 그러나 틱의 경우는 그와는 반대로 대부분 치료 없이 지켜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한 마음으로 진료실을 나가는 부모는 많지 않다. 그날 진료실에 왔던 아이의 부모님도 그랬다. 의사가 아닌,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너무나 이해가 간다. 그러나 꼭 부탁하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 부모가 불안한 자기 마음을 잘 다독이고 감싸 안을 수 있어야 그 불안한 마음이 아이에게 옮겨가지 않는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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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엽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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