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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人사이드]"원폭 상처 야구로 치유" 73년간 한 야구단 응원한 93세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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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투하 참상 전하는 나카니시 니와오씨
G7 앞두고 핵무기 폐지 염원하며 시구 나서

얼마 전 일본 히로시마에서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가 열렸습니다. G7 중 유일한 피폭지에서 열린 데다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곳을 출신이기 때문에 비핵화와 관련한 평화 선언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죠.


이 G7을 앞두고 일본에서는 73년간 히로시마 야구단 도요카프를 응원해 온 '찐 팬'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습니다. 원자폭탄 투하 당시 피해를 입고 핵무기 폐지 등을 주장하는 반전(反戰) 활동가로 살아온 할아버지입니다. 피폭 후유증으로 암을 치료받으면서도 야구로 많은 위안을 받았다는 그는 팬 생활 73년 만에 평화를 염원하는 시구를 하게 돼 관심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이 1930년생 93세 나카니시 니와오씨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일본人사이드]"원폭 상처 야구로 치유" 73년간 한 야구단 응원한 93세 팬 나카니시 니와오씨.(사진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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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는 지난달 8일 히로시마 구장 시구를 맡은 나카니시씨의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야구팬답게 본인이 좋아하는 카프의 옷을 걸치고 입장했는데요.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활동을 하는 나카니시 니와오씨의 시구입니다"라는 방송이 구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나카니시씨는 중학교 3학년 때 2차세계대전으로 히로시마에서 군복과 군화 등을 제조하는 공장에 강제 차출됩니다. 1945년 8월 6일 아침, 그는 공장에서부터 원폭 투하 장소로부터 400m 떨어진 곳까지 천을 옮기라는 지시를 받고 트럭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오전 8시에 트럭이 올 예정이었는데, 도착이 늦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오전 8시 15분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에 떨어집니다. 순간 몸이 공중에 붕 뜨고 기억을 잃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엎드린 채로 쓰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근처에 울타리가 있던 덕분에 원자폭탄 열선에 노출되지 않아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일본人사이드]"원폭 상처 야구로 치유" 73년간 한 야구단 응원한 93세 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살아남았지만 피폭자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봐야 했다고 그는 증언합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매달려 "도와달라, 살려달라"라고 했지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일본이 원자폭탄 투하로 패망하고 5년 뒤인 1950년 히로시마 야구단 도요카프가 창설됐습니다. 원자폭탄 투하의 아픔을 잊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요카프는 많은 위로가 돼 줬다고 합니다. 모 회사가 없어 구단이 경영난에 빠지자 시민들이 모금해서 구단을 살려냈을 정도라는데요.


몸 4곳에 암을 앓고 있으면서도 나카니시 씨는 피폭 증언 활동가의 역할을 계속해올 수 있는 이유가 이 야구단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70세가 넘었을 때부터 자신을 지탱해주고 있는 도요카프의 시구자로 나서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됐습니다. 중학교 동창이 구단에 이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원폭 투하 이후 78년이 지난 시점에 시구를 맡게 됩니다.


[일본人사이드]"원폭 상처 야구로 치유" 73년간 한 야구단 응원한 93세 팬 도요 카프의 옷을 입고 시구에 나선 나카니시 니와오씨.(사진출처=NHK)

시구 연습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넘어져 왼손이 골절되는 사고가 나기도 했지만, 그는 "피폭자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전 세계에 핵무기 근절의 마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오른손으로 연습을 계속했는데요.


결국 나카니시씨는 시구에 성공한 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오래 살게 해주고, 여러 가지로 살게 해줘서 이런 일까지 할 수 있게 됐다"며 "핵무기 폐지에 대한 생각이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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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원폭 투하일인 8월 6일 히로시마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만난 활동가분들이 대부분 이 야구단을 상징하는 빨간 색을 넣은 깃발을 들거나 모자 등을 쓰고 있어 야구 사랑이 각별하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참상을 겪은 사람들에게 이 스포츠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됐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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