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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위협받는 韓 반도체, 생존전략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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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 서라는 미중‥부활하는 日
초격차기술·외교·정부 협조 절실

[시시비비]위협받는 韓 반도체, 생존전략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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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시나리오 그대로다. 중국이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서 사이버 보안 위험을 발견했다며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리자 미국은 "근거 없는 조치"라며 즉각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핵심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조정하겠다"고 했고 중국은 "타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맞섰다. 미국도, 중국도 선택하기 난감한 한국 정부는 "기업이 결정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중국에 이어 미국이 재반격한다면? ‘내 편’에 서라는 양국의 강요는 더욱 노골화될 게 뻔하다. 미국은 우리 기업에게 보조금을 빌미로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 카드를 내밀 수 있다. 중국 역시 우리 경제에 치명타를 줄 원재료 수출 중단 같은 방식을 택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의 일이라 선 그은들, 이는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도체 산업 자체가 기업의 비즈니스가 아닌 한 국가의 경제 전략이자, 안보 전략의 핵심이 됐기 때문이다.


암초는 또 있다. 바로 반도체 최강국으로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이다. 최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삼성전자 TSMC 마이크론 등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세계 최대 기업을 한자리에 모아 투자 약속을 받았다. 그동안 자국의 기술력과 기업으로만 반도체를 이끌어왔던 일본이 ‘글로벌 분업’으로 방향을 확 튼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와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 등으로 수평 분업하는 동안에도 자국 기업을 중심으로 설계와 제조를 수직, 합병하는 그들만의 전략을 고수했던 ‘과거의 일본’은 이제 없다.


반도체는 자동차와 함께 한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산업이다.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끌 성장 동력이기도 하다. 살벌한 글로벌 반도체 전쟁 속에서도 지금 같은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무엇보다도 현명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외교력을 키워야 한다. 안보를 위해 미국이 필요하듯 중국 역시 우리에겐 중요한 경제 협력 파트너다. 중국을 필요 이상 자극해선 안 된다. 중국과 반도체 대전을 펼치고 있는 미국은 물론 일본도 고위급 교류의 물꼬를 트며 대화하고 있지 않은가.


정치권도 뒷짐만 져서는 안된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50년 동안에는 석유 매장지가 세계 지정학 질서를 결정했지만, 향후 50년간은 반도체 공장(팹)이 있는 곳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물론 일본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에 역량을 총집결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때마침 삼성전자는 정부가 조성하겠다는 반도체 클러스터에 20년간 총 300조원을 투입해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5곳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가 흔들림 없이 단행되려면 정치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여당은 물론 야당도 반도체를 정쟁의 도구로 삼기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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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도 미·중 모두가 인정하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그 기술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표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저서인 ‘반도체 삼국지’에서 "한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대체 불가능한 포지션을 고수할 수 있는 실력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타이밍을 놓치면 자칫 일본이 걸었던 길을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 교수의 지적처럼 첨단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것을 잃은 후 되찾기는 더욱 어렵다. 한순간에 1위에서 꼴찌로 추락할 수 있는 곳이 반도체 산업이다.




이은정 콘텐츠매니저 myb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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