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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섭의 금융라이트]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화 '마진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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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내일까지 증거금 채우세요"
제대로 대처 못하면 강제청산에 빚까지
헤지펀드도 파산시킨 마진콜의 위력

[송승섭의 금융라이트]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화 '마진콜' 한 투자자가 최근 온라인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한 증권사 마진콜 안내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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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화는 뭘까요? 아마 ‘마진콜(Margin call)’일겁니다. 마진콜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본인의 재산이 강제 처분당하는 건 물론이고, 빚쟁이가 될 수도 있거든요. 최근에는 미국의 재무장관까지 마진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금융시장에서 마진(Margin)은 증거금이라는 뜻입니다. 어려운 말 같지만 일종의 보증금입니다. 보증금 제도는 만약의 손해를 대비하기 위해 있죠. 세입자가 월세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 미리 맡아둔 보증금에서 깎고, 빌려준 물건을 돌려놓지 않으면 보증금을 마음대로 처분해버리죠. 금융시장의 마진(증거금)도 마찬가집니다. 금융회사들이 미래의 손해를 대비하기 위해 요구하는 최소한의 보증금이 마진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A주식 1억원어치를 사고 싶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여러분 수중에 있는 돈은 1000만원이 전부입니다. 9000만원을 더 모으거나, 누군가에게 빌려야만 하죠. 이때 한 증권사가 이렇게 제안합니다. “일단 1000만원을 증거금으로 맡기고 A주식 1억원어치를 사세요. 돈은 우리 회사가 내드리죠.” 여러분은 제안을 받아들였고 A주식의 주가가 올라 1억1000만원이 됐습니다. 9000만원은 다시 증권사에 돌려주고, 2000만원을 챙겼으니 100%의 수익률을 기록했네요.


돈 벌면 다행인데…주가 떨어지면 어쩌나
[송승섭의 금융라이트]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화 '마진콜' 주가폭락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그려진 영화 '마진 콜'의 포스터.

문제는 반대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입니다. 1억원의 가치를 지니던 주식이 9000만원이 돼버렸습니다. 투자자의 보증금을 모두 끌어와야 겨우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럼 계약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보증금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증권사는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우리는 9000만원을 썼는데 돈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을까?’라고요. 그래서 투자자와의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증권사는 더 많은 증거금을 내라고 연락(call)을 취합니다. 그게 바로 마진콜이죠.


마진콜을 받으면 통상 1~3일 이내에 필요한 증거금을 채워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금융사가 ‘반대매매’에 돌입합니다. 투자자가 가진 A주식을 동의 없이 마음대로 팔아치운다는 뜻입니다. 물론 반대매매로도 손실을 만회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마진콜이 이뤄졌다는 건 해당 자산의 가격이 매우 떨어졌다는 뜻이거든요. 신속한 청산을 위해 가격도 헐값에 책정되고요. 그럼 남은 손해는 투자자가 메워야 합니다. 즉 빚이 생긴다는 뜻이죠.


한국에서는 통상 증권사가 ‘미수거래’와 ‘신용거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미수거래는 주식을 외상으로 사는 제도인데 보통 원하는 매수금액의 40%만 예치하면 됩니다. 3일 안에 상환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집니다. 신용거래는 돈을 빌려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상환기간이 90일입니다. 본인이 구매한 주식의 평가액이 담보율의 140% 아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시행됩니다. 반대매매 전 마진콜 요청이 이뤄지는데, 증거금을 채워 넣기란 쉽지 않습니다. 돈이 없어서 미수거래와 신용거래를 했으니 당연히 자금 마련이 어렵겠죠.


마진콜 대처 못했다간 강제청산에 빚쟁이 될 수도
[송승섭의 금융라이트]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화 '마진콜' '아케고스 사태'의 장본인으로 알려진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 지난해 4월2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마진콜을 막지 못해 파산해버린 금융사도 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이 세운 헤지펀드사 ‘아케고스’였죠. 투자했던 주식이 급락하면서 마진콜 압박을 받았는데 강제청산을 당하면서 관련 주가가 더 폭락하는 악순환이 형성됐습니다. 당시 아케고스의 투자금은 50~100억달러 정도로 추산되는데, 손해가 300억달러(약 3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투자은행들이 떠안은 피해만 100억달러라고 하죠.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입니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엄청난 반대매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달 3일에는 하루 만에 597억1900만원의 반대매매가 쏟아졌죠. 2006년 4월17일 588억7800만원의 반대매매 기록 이후 역대 최고입니다. 현재 월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522억5700만원(16일 기준) 정도입니다. 지난달보다 3배 넘게 많아졌죠. 이런 추세라면 월평균 반대매매 기록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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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6일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이 이뤄지지 않으면 채무불이행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고 마진콜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죠. 그는 “전 세계적인 패닉이 마진콜과 (자산시장) 탈출, 헐값 매각을 촉발하는 수많은 금융시장 붕괴를 야기할 수 있다”라며 “이러한 금융위기는 경기 침체의 강도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편집자주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이슈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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