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사진 보고 주문했더니 AI가 만든 이미지..."사기 vs 편의"

동남아 배달앱 AI로 사진 제공
인력·비용 절감 차원에서 도입

동남아시아 배달 앱에서 인공지능(AI)이 구현한 음식 사진을 제공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배달앱 '그랩 푸드'는 일부 음식점에서 사장님들이 직접 음식 사진을 찍는 수고를 덜고, 음식 사진 촬영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자 AI가 구현한 음식 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배달 앱 그랩푸드에서 공개된 인공지능(AI)이 구현한 음식 사진.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점주가 '연어 덮밥'이라는 메뉴 이름과 연어회·흰쌀밥 같은 재료 정보 등을 그랩 푸드에 제공하면 그랩 푸드가 AI를 활용해 몇 초 만에 가짜 음식 사진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메뉴나 재료가 변경돼도 AI를 이용해 쉽게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로 '데리야키 치킨 덮밥' 사진에서 데리야키 소스를 발라 갈색빛이 도는 닭고기에 깨를 뿌려놓은 디테일한 모습까지 구현했다. 하단에 작은 글씨로 '그랩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로, 실제 음식 사진과는 다를 수 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지만, 이를 미처 보지 못하고 실제 음식인 줄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진다.

동남아시아 배달 앱 그랩푸드에서 공개된 인공지능(AI)이 구현한 음식 사진. 연어알이 계란 노른자 크기로 묘사돼있다.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몇몇 AI 음식 사진이 온라인상에 공유되자 현지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를테면 연어알이 계란 노른자 크기로 묘사됐다거나, '트러플 감자튀김'이라고 해서 값비싼 송로버섯이 감자튀김에 통째로 올라가 있는 등 오류가 있는 사진도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누리꾼들은 "가만히 보면 너무 이상한 사진이 많다", "정확한 정보제공을 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사진과 다른 음식이 배달되면 누가 책임지느냐", "AI가 만든 음식 사진에 거부감이 든다", "플라스틱 식품같이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진짜 음식처럼 맛있어 보인다", "기술이 개선되면 더 실제처럼 보일 것이고, 그럼 음식 사진에 드는 모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점주들에게 좋을 것"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동남아시아 배달 앱 그랩푸드에서 공개된 인공지능(AI)이 구현한 음식 사진. 트러플 감자튀김에 트러플이 통째로 올라가는 오류가 발생했다.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이와 관련하여 그랩 푸드 측은 "실제 음식 사진을 찍을 여력이 안 되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더 시각적으로 맛있고 정확한 사진을 선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사진을 지속해서 검토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추적하며 삭제할 수 있는 이미지는 삭제하거나 업데이트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