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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신종 전염병 구세주는 '항체보유자' 아닌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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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전 세계 흥행작인 영화 '나는 전설이다'.

혼자 면역 항체를 보유한 덕분에 살아남은 주인공 윌 스미스는 자신의 피를 이용해 좀비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샬럿 딘 면역정보학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것은 항체 개선을 위해 사용되는 것으로 매우 훌륭하다"면서도 "기존 항체를 단순 개선하는 것보다 생성형 AI를 이용해 완전히 새로운 치료 항체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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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로 기존 항체치료제 성능 개선 성공
신종 항체치료제 개발 활용 연구도 활발

2007년 전 세계 흥행작인 영화 '나는 전설이다'. 혼자 면역 항체를 보유한 덕분에 살아남은 주인공 윌 스미스는 자신의 피를 이용해 좀비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비슷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된 환자들의 혈청에서 항체를 분리해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이제 미래에선 그럴 일이 없겠다. 과학자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코로나19·에볼라바이러스 등 위험한 병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항체 치료제를 보다 빠르고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과학을읽다]신종 전염병 구세주는 '항체보유자' 아닌 AI? 바이러스. 자료 이미지.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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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미국 스탠퍼드 의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발표한 연구 결과가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생성형 AI인 챗GPT를 활용한 알고리즘 '뉴럴 네트웍스(neural networks)'를 개발해 항체 설계의 효율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고 자신한다. 자신들이 개발한 패턴 학습 기반 생성형 AI인 '뉴럴 네트웍스'가 항체 치료제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고 기존의 설계 방식으로는 어려웠던 신종 약물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항체치료제는 유방암·류머티즘성 관절염 등 주요 질병에 대거 사용돼 매년 전 세계적으로 1000억달러 이상 판매된다. 인간의 면역 시스템이 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는 핵심 수단이 항체이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자들은 항체의 단백질을 재구성해 다양한 질병에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항체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선 일일이 하나씩 만들어 테스트해보는 스크리닝 작업이 필요해 엄청난 시간ㆍ노동력ㆍ자본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작업을 단축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문장을 학습한 '대규모 언어 모델'인 챗GPT와 같은 구조를 가진 '뉴럴 네트웍스'를 만들었다. 다만 방대한 양의 문장 대신 약 1000만개의 단백질 배열 구조를 학습시켰다. 이른바 '단백질 언어 모델(protein language model)'을 만든 것이다. 또 소규모의 항체 돌연변이를 예측할 수 있도록 빅테크 기업인 메타가 개발한 단백질 언어 모델도 사용했다. 이 결과 뉴럴 네크웍스는 1억개가 넘는 단백질 구조 중 겨우 수천개만 학습한 상황에서도 놀라운 성능을 보였다. 코로나19, 에볼라 바이러스, 독감 등에 대한 기존 항체 치료제들이 해당 바이러스를 인식ㆍ차단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설계를 제안한 것이다. 또 이 AI가 단백질 구조 변경을 제안한 부분이 타깃을 감지ㆍ대응하는 영역이 아니라 그 바깥에 위치한 곳들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피터 킴 스탠퍼드 의대 교수는 "이 AI가 내놓는 정보는 항체 공학 전문가들조차 아예 모르거나 대체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이르고 있다"면서 "나도 아직 현재까지 그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이같이 AI의 활용이 단순히 기존 항체 치료제의 개선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신약 개발로 이어져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샬럿 딘 면역정보학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것은 항체 개선을 위해 사용되는 것으로 매우 훌륭하다"면서도 "기존 항체를 단순 개선하는 것보다 생성형 AI를 이용해 완전히 새로운 치료 항체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지 비스워스 미국 보스턴 소재 '나블라 바이오' 공동창립자도 "그동안 항체 설계가 어려웠던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예컨대 AI는 신경 장애, 심장병 등 많은 질병과 관련된 세포막 밀착 G-단백질 결합 수용체를 제거하거나 종양 단백질이나 그 종양을 죽일 수 있는 면역세포와 같은 다양한 목표에 달라붙을 수 있는 항체 치료제 설계를 도와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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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같은 연구의 진척도 있다. 지난 3월 캐나다 밴쿠버 소재 바이오 회사 Absci 연구진들은 사전 논문 게재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에 AI로 새로운 항체를 만드는데 진전을 봤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단백질 배열 구조와 실험 데이터를 이용한 AI 모델을 이용해 유방암 치료용 항체의 몇몇 중요 영역을 새로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다만 완전히 새로운 항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직 많은 어려움이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항체들이 특정 타깃을 인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용체 등 단백질의 구조가 매우 복잡해 AI로 모델화하는 것은 매우 까다롭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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