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직업 언급은 안했으나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강경 반응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이틀 뒤 중국 외교부 장관이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며 강경한 반응을 내놨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1일 상하이에서 '중국식 현대화와 세계'를 주제로 열린 '란팅(blue hall)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불장난…'이라는 언급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화두로 떠오른 지난해 7월, 그리고 2021년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면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거론했던 표현이다.
친 부장은 "최근 중국이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도전한다', '무력이나 협박으로 대만해협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 한다', '대만해협 평화·안정을 파괴한다'는 등의 괴담을 우리는 늘 듣는다"며 "이런 발언은 최소한의 국제 상식과 역사 정의에도 어긋나며 그 논리는 황당하고 그 결과는 위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9일 보도된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친 부장은 이날 윤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 발언과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인용한 점, 전날 한중 외교당국이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공방을 벌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 인터뷰 대응을 위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친 부장은 "대만은 예로부터 중국 영토의 나눌 수 없는 일부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이 모두 '하나의 중국'에 속해 있다는 것이 대만의 역사이자 대만의 현상"이라며 "대만의 중국 반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일부였고,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에 명백하게 적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국제 규칙을 파괴하고,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고, 대만해협의 안정을 파괴하는 것은 중국 대륙이 아니라, 대만 독립·분열 세력과 '대만 독립'을 이용하려 하는 소수의 국가"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우리는 '국제질서'의 기치를 내세우며 국제 공리를 훼손하는 짓을 하는 세력들에게 경고한다"며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에서 문장을 더하려 하는 자는 그가 누구든 우리가 절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건드리려 하는 자는 그가 누구이든지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불장난…' 언급은 이 발언 바로 다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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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강성 대외 기조를 뜻하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 친 부장은 외교 분야에서 시진핑 주석의 '총아'로 꼽힌다. 주미대사로 재직하다 지난해 12월 왕이 현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의 후임 외교부장으로 발탁된 데 이어 3월 부장보다 한 단계 높은 국무위원직까지 겸임하게 됐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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