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모텔 침대에서 대량의 진드기가 나왔다는 사연이 알려져 11일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진드기 가득한 숙박업소 환불문제. 답답하네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지난 10일 올라왔다.
현장직 근무로 모텔을 자주 이용한다는 작성자 A씨는 "서울 금천구 소재 모텔에서 일주일 이상 지냈는데 대량의 진드기와 빈대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A씨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흰색의 리넨 패드에는 빈대알과 변태하는 과정에서 나온 갈색 껍질, 빈대 성충이 기어 다니고 있다. 그가 또 다른 부분을 당기자, 그곳에도 진드기와 빈대가 가득했다.
또 A씨는 빨간 반점 두드러기가 올라온 팔을 살짝 보여주면서 "온몸에 두드러기 엄청 올라와서 가만히 있어도 가려워 미치겠다. 긁다 보니까 물만 닿으면 따끔거리고 주사 맞고 항히스타민제 약 먹는데도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응급실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빨간 반점은) 진드기와 빈대로 추정된다고 하더라. 거짓말 안 하고 상의 입은 부분 말고 다 두드러기 났다"며 "안 입은 옷들은 빨래방 가서 고온으로 세탁 두 번 했다. 숙소 옮겼는데도 다른 짐은 살릴 수 없어서 일단 그 방에 뒀다"고 말했다.
A씨는 모텔 사장과 대화를 나누며 분노가 더 커졌다고 한다.
당초 A씨는 진드기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빼고 모텔 사장에게 "두드러기가 나서 그러는데 침구는 바꾸시냐, 청소하시는 거냐, 빨래는 어떻게 하시냐, 세제는 뭘 쓰시냐"고 여쭤봤다.
그러자 사장은 "손님이 오시기 전에 침구를 바꿨다. 당연히 청소하고, 세제는 보통 물 빨래할 때 쓰는 세제 사용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A씨는 "사장이 병원비까지는 보상해주겠다면서 방값 환불은 해본 적이 없어서 안 해준다고 한다. 직장 상사가 열받아서 모텔 운영 약관 달라니까 그런 것도 없다더라. 그럼 문제 발생했을 때 어떻게 처리하냐니까 앵무새처럼 '(손님한테) 환불해준 적 없다'고 말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참다못한 A씨는 소비자원과 해당 구청 위생과에 피해 사실 신고했다.
이 글을 두고 네티즌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직 모텔 사장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저렴한 가격의 모텔인 듯한데 시트는 세탁 업체에 보내면 다림질해서 오기 때문에 손님이 한 번 누웠다가 일어나면 바로 표시 난다. 아마 저 모텔은 시트는 안 갈고 위에 패드만 교환하는 것 같다"고 의견을 남겼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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