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LVMH 회장…女 1위 로레알 상속녀
NYT "명품 '보복소비'로 재산 늘어나"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남성과 여성이 모두 프랑스에서 나왔다. 세계 최고의 부자 자리에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올랐다.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23 세계 억만장자 보고서'를 인용해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과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가 각각 세계 부자 순위 1위와 1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부자 순위 1~10위는 모두 남성이라 11위인 메이예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 됐다.
아르노 회장이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위였던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기술주의 폭락으로 2위로 내려갔다. LVMH는 루이뷔통, 크리스티앙 디오르, 티파니 등의 고가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 그룹으로,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지난달 10일 기준 2110억달러(약 278조원)에 달한다.
3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 선정된 메이예는 키엘, 랑콤, 메이블린 뉴욕, 에시 등 유명 화장품 브랜드 다수를 보유한 화장품 그룹 로레알의 상속녀로 약 805억달러(약 106조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비심리가 억눌렸던 고소득자들이 명품 등 호화 사치품 구입에 돈을 쏟아붓는 이른바 '보복소비'가 늘어난 것을 이들의 재산 증식의 주요 원인으로 봤다. NYT에 따르면 LVMH의 지난해 매출은 800억달러(약 105조원)이고, 로레알은 380억달러(약 50조)로 기록적인 수치였다.
증권사 번스타인의 명품 관련 수석 애널리스트인 루카 솔카는 NYT에 "많은 사람이 코로나 봉쇄를 겪으면서 명품 구매에 몰려들고 있다"며 "중산층은 고통을 겪었고 속이 비어가고 있지만, 부유한 사람들은 끄떡없었고 오히려 모든 분야에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부자' 소식에 프랑스인 분노 커져
프랑스인이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차지했다는 소식은 자국 내 소득 불평등에 대한 논쟁에 새로운 불씨로 작용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상위 10% 부자가 전체 부의 거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최근 프랑스는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올리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편에 반대하는 파업과 시위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많은 시위자들은 아르노 회장을 분노의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으며, 초부유층이 세금을 너무 적게 냄으로써 그들의 재산을 늘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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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경제 칼럼니스트 필리프 에스칸데는 "아르노 회장은 초갑부의 전형"이라며 "프랑스는 대혁명 때부터 '자유, 평등, 박애' 중 평등이 매우 중요한 나라다. 돈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르노 회장은 "LVMH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4만명을 고용했으며, 프랑스에 새로운 매장을 열고 50억 유로(약 7조2000만원)를 투자하는 등 국내외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고 반박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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