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
"가족들 한국 오니 연락 피해"
"광주 묘비, 코트로 닦은 이유는…"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는 3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원씨는 최근 광주를 찾아 5·18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망월동 묘역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자기의 코트를 이용해 묘비를 닦는 모습을 보였다.
우원씨는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가족이 너무나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고 이 세상을 살아 있는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는데 그 죄를 그냥 방관하고 조용히 하는 게 죄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저 스스로도 이기적인 마음에, 또 어린 마음에 이런 사실들을 계속 외면해 오다가 이제서야 27년이라는 삶을 산 뒤에야 이렇게 사죄드리는 게, 더 일찍 사죄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고 그렇다"고 말했다.
우원씨는 광주행과 관련해 가족들이 말렸는지를 묻자 "모두가 저를 말리고, 저의 친형 같은 경우는 경찰에 신고해서 저를 정신병원에 넣으려고 하고요"라고 답변했다.
우원씨가 유튜브 등을 통해 전두환 일가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자 가족들은 그의 정신 건강 상태를 언급하면서 자기들이 우원씨를 돌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우원씨의 답변은 달랐다. 그는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처음에는 다 오라고 했다. 이렇게 상황이 커지기 전에는 빨리 저를 막아야 되니까요. 그런데 막상 한국에 와서 연락을 드렸을 때는 연락을 피하고 그랬다"고 전했다.
우원씨는 방명록에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 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라고 전한 이유에 관해서도 전했다.
우원씨는 "광주에 와서 처참하게 비극을 경험하신 모든 분을 뵙고, 또 그렇게 많은 고통이 있는데도 저를 품어주시는 정말 천사 같은 분들을 다 뵈면서 정말 진정한 민주주의의 영웅 그리고 아버지는 광주에 계신 시민들 그리고 저한테 돌을 던지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주신 모든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우원씨는 폭로 이후 삶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매일매일 두렵고 무섭다. 어떻게 해코지를 당할까 무섭고,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만 머릿속에 그리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대한민국에 자본력이 가장 센 사람들 중의 한 명인 저희 가족들을 상대로 하고 있으니까 두려워요"라고 말했다.
우원씨는 "자본이 있는 사람들은 돈을 숨길 수 있는 방법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지금 와서 큰 진술을 밝히는 게 어렵겠지만 저희 연희동 자택에 있는 금고라든지 이런 것의 위치는 밝혀낸다면 어느 정도 제 말에 신빙성에 있다는 것을 밝힐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우원씨는 라이브방송을 하는 이유와 관련해 "저의 보호차원에서 라이브를 계속 켜면 그래도 안전하다고 느껴져서 하는 것도 있고요. 그리고 이렇게 민감한 질문에도 다 대답하는 이유는 제가 숨기는 게 없다는 것을 다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욕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 많은 분의 상처를 보듬어드리고 의로운 길을 걷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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