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에도 보도…"나라 망신"
태국에서 한국 남성 유튜버가 현지 여성에게 치근덕대며 성희롱성 방송을 해 현지 언론에까지 보도되자 주태국 한국대사관이 나서서 주의를 당부했다.
29일 주태국 대사관은 '인터넷 개인방송 촬영 등 관련 유의사항 안내'라는 제목의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최근 태국에서 우리 국민이 인터넷 개인 방송 중 현지인 행인을 무단으로 촬영하는 등 물의를 일으켜 태국 및 국내 언론에 보도되는 사례가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며 "인터넷 개인 방송 시 현지인을 대상으로 길거리 헌팅을 하거나 유흥업소를 탐방하는 방송 콘텐츠는 태국인 비하 등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동의를 얻지 않는 촬영 등은 개인정보보호 및 초상권 침해 등으로 태국 내에서 처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사관은 "또한 태국에서 대마와 관련된 영상을 송출하여 타인에게 널리 알리거나 제시하는 행위로 판단 시 국내법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 될 수 있음을 유념해 달라"는 당부도 함께 전하면서 "태국을 방문하거나 거주하는 우리 국민은 불미스러운 일로 국격을 훼손시키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태국 현지 매체 브라이트TV 등은 태국 여성에게 접근해 영상을 찍은 한국인 남성 유튜버의 사례에 대해 보도했다. 자신을 '한국인 오빠'라고 밝힌 이 유튜버는 실시간 방송을 하면서 길거리에서 태국 여성에게 '작업'을 걸었다. 이 남성은 짧은 영어로 "잠깐 시간 내줄 수 있냐? 술 한 잔 어떠냐?"라고 물으며 계속 여성을 따라갔다. 여성이 거절하며 카메라를 피했음에도 남성은 끈질기게 접근하면서 결국 여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알아냈다.
그런데 이 여성은 팔로워 8만명이 넘는 유명 인플루언서여서, SNS에 자신이 당한 불쾌한 경험을 영상과 함께 올렸다. 피해 여성은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유튜버가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접근해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이후 이 유튜버의 채널을 확인했더니 태국 여성을 상대로 한 성희롱과 성추행이 난무했다"며 "한국 유튜버를 조심하라"는 말도 전했다.
이에 논란이 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태국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영상을 제작하는 한국 일부 유튜버들의 행태를 비난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이에 태국 거주 교민들도 "태국인들이 한국 사람에게 나쁜 감정을 갖지 않을까 걱정된다","한국인 망신 다 시키고 다닌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정말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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