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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주의 두 얼굴]①올해 주주제안 타깃 47개사…저평가 약한 고리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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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룰’ 등으로 감사선임 요구 증가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 거세
주주행동주의 확대로 지배구조 개선 기대

[주주행동주의 두 얼굴]①올해 주주제안 타깃 47개사…저평가 약한 고리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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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필두로 15일 막이 오르는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핵심 관전 포인트는 주주행동주의 바람이다. 이번 주총에서 47사가 주주제안 등의 타깃이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주주행동주의 대상 기업 수는 2020 회계연도 10개사에서 2021 회계연도 27개사, 2022 회계연도 47개사로 급증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최대주주의 의결권 3% 제한' 등의 규정 시행 이후 2021년부터 행동주의펀드의 영향력이 강해진 결과다. 주총을 앞둔 이달 들어선 자사주 매입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며 행동주의펀드가 상장사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펀드의 손을 드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 2509곳 중 76개사가 이번 주(13일∼17일)에 주총을 개최한다.


[주주행동주의 두 얼굴]①올해 주주제안 타깃 47개사…저평가 약한 고리 공략
정책 변화가 행동주의 확산 촉매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이 2021년부터 증가한 배경에는 2020년 12월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최대주주의 의결권 3% 제한' 규정이 생긴 것과 연관이 있다.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하도록 규정했다. 감사위원을 선임하거나 해임하는 안건에 대해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주식을 합산해 3%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면서 행동주의펀드가 감사?감사위원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최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게 됐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전쟁의 출발점도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이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지난해 3월 에스엠 정기 주총에서 주주제안으로 감사 후보를 추천하면서 이번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곽준호 감사 후보자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 투자가와 일반 주주의 지지를 받으면서 신임 감사로 선임됐다. 그 후 얼라인파트너스는 꾸준히 에스엠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에스엠 현 경영진은 결국 지난해 10월 이수만씨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 맺은 계약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3%룰은 행동주의 캠페인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태광산업·남양유업·BYC 등의 정기 주총에서도 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표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이 확대되고 있다"며 "행동주의 캠페인에 영향을 받은 일부 기업이 주주제안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주가가 개선되면서 시장 전반에 행동주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주주행동주의를 투자 전략의 하나로 추구하는 자산운용사도 늘고 있다. 이전에는 주주권 행사 및 경영 참여 목적의 사모펀드는 투자 대상 기업 주식을 10% 이상 취득해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면서 해당 의무가 없어졌고 소수 지분만 취득해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 참여가 가능해졌다. 스튜어드십코드(기관 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하고 KCGI를 비롯해 '한국형 행동주의'를 표방한 펀드가 속속 나오면서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해졌다.


저평가 상장사 대상 공격…일반 주주 지지 얻어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펀드는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가 커지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을 때 차익실현에 나설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주가가 부진한 상장사일수록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목소리를 낼 여지가 크다. 주가가 부진한 문제점과 해소 방안을 제시하면서 일반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얻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에스엠 주가가 부진했기 때문에 얼라인파트너스가 기관과 일반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작은 JYP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의 시가총액을 추월하면서 불만이 커진 주주들이 얼라인파트너스 손을 들어줬다.


경영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행동주의뿐만 아니라 배당 강화, 자사주 소각 등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하는 행동주의도 적지 않다. 잉여 현금흐름이 풍부한 상장사를 대상으로 주주 환원정책을 강화하라는 요구는 점차 거세지고 있다. 12월 결산법인 정기 주총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스엠뿐만 아니라 남양유업·KT&G·태광산업·BYC·오스템임플란트 등도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을 받은 상태다.


지난달 차파트너스는 남양유업에 일반 주주 지분 50%를 주당 82만원에 공개매수하는 것을 비롯해 감사 선임과 5대1 액면분할, 시장 평균 수준의 현금배당 등을 요구했다. 남양유업은 전날 53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차파트너스는 남양유업 지분 3.07%를 보유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지난 1월 KT&G에 사외이사 선임과 평가보상위원회 정관 명문화, 주당 1만원 배당금, 자사주 소각 등을 제안했다. KGC인삼공사 분리상장과 자사주 취득 제안 등도 요구했지만 정기 주총 안건으로 채택되진 않았다. FCP는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를 KT&G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에 배당성향을 20% 이상으로 높이고 조인식 전 국민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직무대리를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또 BYC에 부당 내부거래 근절을 위해 법률전문가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내기도 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현재 BYC 지분 8.88%를 보유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인 '강성부 펀드(KCGI)'는 대규모 횡령사건이 있었던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확보한 후 주주 권익 제고 활동에 나섰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UCK) 컨소시엄이 공개매수에 나섰고, KCGI도 공개매수에 응하기로 하면서 행동주의는 일단락됐다. KCGI 측은 "독립적이지 못한 오스템임플란트 이사회·경영진 체제에서 글로벌 사모펀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는 것은 진일보한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주주행동주의 두 얼굴]①올해 주주제안 타깃 47개사…저평가 약한 고리 공략

골드만삭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 '한국: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제안에서 오는 기회들'에서 국내 증시 저평가 원인 가운데 하나로 낮은 배당률을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주식시장 평가 가치는 주주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재평가될 수 있다"면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의 배당수익률과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가가치 간 상관관계를 적용하면 현재 0.9배인 한국 시장 PBR을 고려했을 때 22%의 평가 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10년간 국내 주식시장 상장사 PBR은 평균 1.2배로 선진국의 52%, 신흥국의 58%,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69%에 불과했다. 분석 대상 45개 국가 가운데 41위였다. 은경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기업 가처분소득은 1998년 대비 약 9배 증가한 반면 가계 가처분소득은 3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가계와 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행동주의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은 사회적 동의와 추진력을 얻기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 변화 때문인지 자사주 매입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며 행동주의펀드가 상장사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펀드의 손을 드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판도라셀렉트파트너스·화이트박스멀티스트레티지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와 함께 KT&G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던 자기주식 취득 의안 상정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도 지난 3일 KISCO홀딩스 주총에 자기주식 매입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하라고 요구하는 가처분을 창원지방법원에 제출했고, 법원이 9일 이를 인용했다.


행동주의펀드의 다음 타깃은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중공업·에코프로·코스모신소재·코스모화학 등도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관심을 보일 만한 상장사로 꼽았다. KB증권은 국내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자산수익성(ROIC), 주주환원률, 영업외 자산 비중 관점에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이 설득력을 가질 만한 종목을 꼽았다. 업종 내에서 5개년 평균 ROIC가 70% 미만인 상장사 가운데 배당성향이 낮고 영업외 자산 비중은 큰 상장사를 가려냈다. 이 가운데 최대주주 지분율이 36.5% 미만인 상장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와 감사를 선임할 때 기관 투자가 또는 일반 주주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해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이 먹힐 만한 종목으로 선정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 지분율 36.5%를 기준으로 삼은 것은 정기 주총 평균 참석률 73% 대비 과반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이사·감사를 선임할 때 공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네이버도 행동주의 캠페인 대상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으로 지분 8.45%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지분 보유 목적을 변경했다. 단순 투자가 주가 상승과 배당을 통해 투자 수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일반 투자는 상대적으로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한다는 의미가 더해진 것으로 볼 수있다.



네이버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보유한 지분은 3.72%에 불과한 데다, 지난해 네이버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올해 들어 반등했지만 현재 주가는 2021년 말 대비 46.6% 하락한 상태다. 네이버가 성남FC에 불법 후원금 40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도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개입할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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