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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경영권 전쟁]"SM 아니면 안 된다"…김범수 vs 방시혁 외나무다리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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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SM 공개매수 선언…글로벌 승부수
'엔터제국' 노리는 하이브 맞대응 고심
서울대 선후배 대결…IT·엔터업계 인맥 얽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을 두고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와 하이브 창업자 방시혁(의장)이 맞붙었다. IT와 엔터테인먼트라는 각기 가른 영역에 있지만 에스엠 인수에 기업 미래를 걸고 물러날 수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창업자가 글로벌 플랫폼을 노리는 IT산업과 엔터산업의 대격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SM 경영권 전쟁]"SM 아니면 안 된다"…김범수 vs 방시혁 외나무다리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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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코리아’ vs ‘엔터 제국’

7일 카카오는 주당 15만원에 에스엠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현재 보유한 지분 4.9%에 공개매수로 35%의 지분을 추가할 계획이다. 하이브가 지난달 공개매수에서 제시한 주당 12만원보다 25% 높은 가격이다. 공개매수에 투입하는 자금은 1조2500억원에 이른다. 김 센터장이 에스엠 인수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카카오와 하이브가 SM 인수에 사활을 건 이유는 SM이 보유한 막대한 가치의 지적재산권(IP) 때문이다. SM은 국내 엔터업계의 맏형으로 1997년 HOT를 시작으로 다양한 K팝 아이돌 IP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와 하이브 모두 SM IP를 통해 세계 무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K팝 아이돌이 창출하는 수익은 단순히 음원 판매, 콘서트 수익에 국한되지 않는다. 거대한 팬덤을 바탕으로 웹툰, 웹소설, 게임, 굿즈 등으로 가치 창출 방법이 다각화하고 있다. 일례로 하이브가 지난해 네이버웹툰과 손잡고 BTS 멤버 7인을 범 사냥꾼으로 등장시킨 웹툰 ‘세븐페이츠: 착호’는 공개 이틀 만에 글로벌 조회 수 1500만 회를 기록했다. SM은 가상세계인 ‘광야’를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체험형 테마파크를 통해 자사의 IP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특히 아시아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김 센터장의 최대 미션은 ‘비욘드 코리아’다. 각종 플랫폼 규제와 골목상권 논란에 흔들리면서 내수기업 꼬리표를 떼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해외 시장에서 성공한 에스엠의 아이돌 지식재산권(IP) 무기로 점찍었다. 카카오가 가진 IT 기술과 플랫폼에 에스엠 IP를 더하는 그림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영화 등을 갖추고 있지만 팬덤이 강한 K팝 영역은 부족하다. 카카오도 자회사 스타쉽, 이담엔터테인먼트 등을 통해 시장에서 아이브와 아이유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BTS을 주축으로 세븐틴, 르세라핌,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뉴진스 등을 보유한 하이브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에스엠이 카카오에 필요한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인 셈이다.


매출 구조로 봐도 에스엠은 최적의 파트너다. 전체 매출에서 20%(지난해 3분기 누적 1조1065억원)를 해외에서 버는 카카오와 달리 에스엠은 62%(3727억원)가 해외 매출이다. 아울러 에스엠은 해외 매니지먼트사 인수 등 1조원을 투자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2025년 해외에서 2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방 의장의 목표 역시 글로벌이다.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하면 BTS, 엑소, 세븐틴, NCT 등 세계적인 K팝 그룹을 보유한 초대형 기획사로 거듭난다. 지난해 기준 K팝 음반 판매 상위 15개 가수 중 9개가 하이브 품안에 들어온다. K팝을 넘어 세계 대중음악 시장 게임 체인저로 도약할 수 있다.


하이브는 BTS를 기반으로 해외, 특히 북미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오래 전부터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하이브는 2021년 아리아나 그란데와 저스틴 비버 등 세계적 팝스타가 소속된 미국 미디어 기업 ‘이타카 홀딩스’를 9억5000만 달러(약 1조2310억)에 인수했다. 인수 대상에는 두 팝스타를 비롯해 제이 발빈, 데미 로바토 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SB프로젝트와 테일러 스위프트를 발굴해 영향력을 확장한 레코드 레이블 빅머신 레이블 그룹도 포함됐다.


이타카 홀딩스 창업자 스쿠터 브라운은 ‘강남스타일’ 신드롬 당시 싸이의 해외 매니지먼트를 담당한 인물이다. 하이브의 올해 2월 QC 미디어 홀딩스(QC Media Holdings) 인수는 스쿠터 브라운의 주도로 이뤄졌다. 브라운은 QC 미디어 홀딩스 주요 관계자들과 이미 20여년간 사업적 유대를 형성해온 상태였다. QC 미디어 홀딩스는 힙합 분야에서는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레이블로 거론되는 회사다. 릴 베이비(Lil Baby)와 릴 야티(Lil Yachty), 미고스(Migos), 시티 걸스(City Girls) 등의 쟁쟁한 아티스트가 QC 미디어 홀딩스 소속이다.


에스엠은 방 의장의 숙제인 수익 다각화에도 필요한 카드다. 지난해 하이브 영업이익의 67%가 BTS가 소속된 빅히트뮤직에서 나왔다. 바꿔말하면 하이브는 BTS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에스엠을 품으면 음악뿐 아니라 연예계 전 영역을 아우르는 회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에스엠은 강호동, 신동엽 등 엔터테이너, 한혜진, 장윤주 등 모델, 유해진, 고아성 등 배우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음악 레이블만 갖고 있는 하이브를 보완할 수 있다.

서울대 선후배 김범수·방준혁…키맨들도 S라인

김 센터장과 방 의장은 IT 공룡 카카오와 엔터 공룡 하이브를 이끄는 업계 거물이자 서울대 선후배다. 두 사람 말고도 인수전에 얽힌 핵심 인사 다수가 서울대 라인이다. 에스엠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두 사람의 협력 가능성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김 센터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이다. 카카오와 함께 에스엠 공개매수에 나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이진수 공동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92학번이다. 이 대표는 2004년 NHN(현 네이버)에서 김 의장과 인연을 맺어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에서 부사장을 맡았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의 전신인 포도트리를 창업해 카카오 콘텐츠 사업을 이끌었다. 카카오와 에스엠 현 경영진 편에 선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가 서울대 경영학과(05학번) 후배다.


하이브 진영에도 서울대 동문이 여럿 있다. 방 의장이 서울대 미학과 91학번이고 그와 맞손을 잡은 이수만 에스엠 전 총괄 프로듀서가 서울대 농업기계학과 71학번이다. 스무살 터울이지만 서울대 동문에다 동종 업계에서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다. 하이브 우군으로 분류되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이다.


서울대 라인은 아니지만 다른 키맨들도 있다. 김 센터장 측에선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CIO)가 핵심 인사다. 배 CIO는 CJ그룹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카카오에서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주도해왔다. 음원 플랫폼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부터 최근 카카오엔터의 1조2000억원 투자 유치까지 이끌었다. 현재 에스엠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것도 배 CIO다. 오는 3월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카카오 사내이사 후보로 올라와 차기 리더군으로 꼽히고 있다.


방 의장 쪽에선 박지원 하이브 대표가 동분서주 중이다. 에스엠 인수뿐 아니라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이끌고 있다. 2020년 방 의장은 넥슨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박 대표를 하이브로 영입했다. 음악을 넘어 종합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 의장의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한 것이다.


12만→15만→?…‘치킨게임’ 향방은

변수는 에스엠 주가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발표 이후 에스엠 주가는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15만원 선을 돌파했다. 8일 오전 9시10분 현재 15만3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13%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강세로 출발했다. 공개매수 종료일은 이달 26일까지 15만원 선을 웃돌면 카카오의 공개매수 역시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브가 공개매수 가격을 더 올려서 대응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하이브는 지분 15.78%를 취득하고도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사태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주당 최고 16만원까지는 매수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하이브의 현금성 자산과 4분기 영업현금흐름, 1분기 신규 차입금 등을 감안하면 하이브의 자금 동원력이 1조9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여기서 미국 힙합 레이블 인수자금 3000억원 정도를 빼면 외부 자금 조달 없이도 약 1조6000억원을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 확보를 위해 4500억원 정도를 썼다. 남은 돈은 1조1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580만주를 더 확보해야 지분 40% 수준이 된다"며 "580만주에 18만원을 곱하면 1조440억원이라는 숫자가 나오는데 하이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공개매수가 15만원대나 16만원대는 아직 ‘승자의 저주’를 우려할 만한 구간은 아니다"며 "15만원대가 PER 기준으로 40배이고 18만원이나 20만원 수준으로 올라가면 PER 50배 이상으로 가면서 위험해진다"고 설명했다.


PER이란 현재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지표다. 주식 1주당 해당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을 가늠할 수 있다. 보통 PER가 10 이하면 기업가치 저평가, 100 이상이면 고평가라고 해석한다. 지나친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 인수를 하고서도 비용 부담 탓에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 카카오와 하이브 양측 모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아 출혈경쟁을 끝없이 이어가는 것은 부담이다. 이 때문에 하이브와 카카오가 극적으로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이브가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하거나 2대 주주로 남아 카카오와 협력할 가능성도 희박하지만 열려 있다.


공개매수 결과도 주시해야 하지만 이달 말로 예정된 에스엠 정기 주주총회의 판세도 중요하다. 카카오가 이번 공개매수로 지분을 대거 획득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주주명부폐쇄 이후여서 의결권은 거의 없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당초 보유했던 18.4%가 하이브에 확실한 의결권이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에스엠의 소액주주 비율이 60%를 넘어 이들이 주총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주주명부폐쇄일인 지난해 말 기준 ‘큰손’으로 분류되는 국민연금(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등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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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까닭에 하이브와 카카오·SM 현 경영진 양측은 이사회 장악을 목표로 남은 기간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일 공산이 크다. 하이브는 지난 2일 일찌감치 주주제안 홈페이지 ‘SM 위드 하이브’(SM with HYBE)를 열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난 기아차와 명품 브랜드 불가리의 사례를 들며 장밋빛 비전을 제시했다. 에스엠 현 경영진도 전날 자사를 상징하는 분홍색이 돋보이는 ‘세이브 SM 3.0’(SAVE SM 3.0)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주의 선택을 호소했다. 주총에서 선택을 기다리는 이사 후보가 하이브 측은 7명인 데 비해 에스엠 현 경영진 측은 11명이나 된다는 점도 변수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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