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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지고 '신탁' 뜬다…재건축·재개발 지형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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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시영 '재건축 속도전' 위해 신탁 검토
남서울럭키도 투명한 신탁으로 기울어
전문가 "각 사업지에 맞는 방식 찾아야"

조합 지고 '신탁' 뜬다…재건축·재개발 지형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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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서 ‘신탁’이 ‘조합’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공사비 인상까지 덮치자 전문성이 떨어지는 조합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등 조합원 간 내홍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신탁으로 눈을 돌리는 곳들도 늘었다.

조합 지고 '신탁' 뜬다…재건축·재개발 지형도 변화

신월시영, 남서울럭키 등 '빠른' 신탁으로 기울어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월시영아파트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오는 11일 신탁사 여러 곳을 초청해 2차 사업설명회를 진행한다. 지난달 11일 열린 1차 사업설명회에서 KB부동산신탁이 이미 신탁 방식의 장점과 진행 방식을 설명했다. 이후 소유주를 대상으로 재건축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0% 이상이 신탁을 택하면서, 여러 신탁사의 설명을 들어보기로 했다.


신월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양천구에서는 신월시영 외에도 목동 신시가지 12개 단지가 재건축을 진행 중이라 아파트 간 속도 경쟁이 불붙은 상황"이라면서 "이주·철거를 고려하면 자칫 순서가 밀릴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성 있는 신탁 방식을 택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럭키아파트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역시 지난달 26일 한국토지신탁, KB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과 함께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업방식을 설명하는 한편 신탁사별 정비사업 실적도 비교했다. 남서울럭키아파트는 이번 주 설문조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 신탁사를 결정할 계획이다. 재건축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문제가 많은 조합 방식보다 신탁 방식이 더 투명하고 빠르다는 인식이 생겼고 정부도 신탁 방식을 활성화하려는 분위기라 신탁으로 방향성을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국화아파트·양평동 신동아아파트, 노원구 상계한신3차 아파트 등 여러 사업지가 신탁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 종로구 창신10구역, 동작구 상도14구역, 강서구 방화2구역 등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사업지 중에서도 신탁 방식을 추진하는 곳들이 있다. 서울시가 통합 행정절차로 사업 기간을 단축해주는데도 더 빠른 추진을 위해 신탁 방식을 논의하는 것이다.

조합 지고 '신탁' 뜬다…재건축·재개발 지형도 변화

신탁 방식, 전문성 높아 빠르지만, 수수료가 부담

재개발·재건축은 전통적으로 소유주로 꾸려진 조합이 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와 달리 신탁 방식은 신탁사가 소유주를 대신해 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 등 단계별 정비사업을 이끈다. 민간인인 조합보다는 자금력과 전문성을 갖춰 원활한 사업 진행이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다. 또 신탁사가 시행을 맡으면 조합설립이 필요 없어 초기 단계에서 4년가량을 아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2016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돼 신탁 방식이 본격 도입됐는데도 여의도를 제외하고는 이를 택하는 사업지가 많지 않았다. 신탁사에 분양 수입의 최대 4%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데다, 낯선 제도라 소유주의 동의를 얻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자재비가 올라 공사비 증액이 흔해지면서 조합 방식의 단점이 부각됐다. 한국부동산원에 검증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이 공사비를 협상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안정적 사업이 가능한 신탁사의 문을 두드리는 사업지가 늘었다. 조합 방식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사례가 바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 불린 둔촌주공이다. 둔촌주공은 공사비 증액 문제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 때 공사가 중단됐다. 거기다 조합원끼리 내홍이 짙어져 조합장이 여러 차례 바뀌며 허송세월했다. 이에 조합원은 사업 지연에 따른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신탁도 신탁이 직접 시행하는 방식과 조합 대신 사업을 대행하는 방식으로 나뉜다"면서 "조합 방식의 단점이 분명하긴 하지만 조합원 의견 수렴이 가능한 장점이 있고, 신탁한다 해도 사업이 지지부진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이 잘 맞는지 소유주들이 꼼꼼히 살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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