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기 건 주민 "윤 대통령 3·1절 기념사 지지"

태극기 아닌 일장기 내걸어 논란
"한국 너무 싫어…日협력관계 옹호"

삼일절인 1일 오후 세종시 한 아파트 베란다 국기게양대에 일장기가 걸려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1절에 일장기를 내건 세종시 주민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3·1절이던 전날 오전 세종시 한솔동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가 게양된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이 소식은 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관리사무소에 항의와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신고받은 관리사무소와 경찰 등이 일장기를 내려달라고 요구했으나 해당 주민은 "사생활이니 관여하지 말라"며 거부했다. 또 세종시가 경위 파악에 나섰으나 강제로 내릴 근거가 없어, 자진 철거를 거듭 요구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주민이 일장기를 내건 이유로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이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밝혔기 때문에 옹호의 입장을 표시하는 표식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주민은 “나는 일본인인데, 한국이 너무 싫다”며 일장기 게양 배경을 밝혔다. 다만, 해당 아파트의 입주민 카드에 그는 ‘한국인’으로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확한 국적이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주민을 만났다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목격담이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기사 보고 열 받아서 따지러 다녀왔다. 남편이 밖에서 나오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자 결국 나오더라"면서 "다짜고짜 조센징, 대깨문, '우리가 돈 더 잘 벌고 재산세도 많이 낸다', '우리 세금으로 너희가 먹고 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시민들의 항의와 언론 취재가 계속되자 일장기는 결국 이날 오후 4시쯤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