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천 세무공무원이 슈퍼카?…인니, 조세 저항 번진다

신고 재산 50억, 부정축재 의혹 제기돼
20세 아들, SNS에 수입차 등 사치생활 자랑

인도네시아에서 한 세무공무원이 연봉의 100배가 넘는 재산을 축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금 납부 거부 운동이 번지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남자카르타 제2지역 사무소 조세국장인 라파엘 알룬 트리삼보도가 신고한 재산은 560억 루피아(약 49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이는 스리 물랴니 재무장관의 재산 신고액(580억 루피아)과 비슷한 수준으로, 중간 간부급인 라파엘의 월급은 성과급 등을 포함해 최대 4647만 루피아(약 404만원) 정도다.

연봉이 5000만원도 안 되는 공무원이 50억 원에 이르는 재산을 신고한 것에 대해 각종 의혹이 일었다. 특히 그의 재산의 대부분은 건물과 토지 등이어서 실제 재산은 신고한 금액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 사치품 등을 신고하지 않은 정황이 나오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중간 간부인 그의 재산에 눈과 귀가 쏠린 것은 아들의 폭력 사건 때문이다. 라파엘의 아들인 마리오 단디 사트리오(20)는 지난 20일 여자친구와 17세 남학생의 다툼에 끼어들었고, 이 남학생을 구타했다. 남학생은 중환자실에 입원할 만큼 크게 다쳤다.

대학생인 마리오는 사건 현장에 1억원 상당의 지프 랭글러 루비콘 차량을 몰고 나타나 귀추가 쏠렸다. SNS에는 고가 수입차와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등을 과시하는 사진들도 대거 올라와 있어 아버지의 재산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라파엘이 세무 공무원이라는 점을 악용해 불법적인 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세금을 내지 말자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있다. 조세 저항 조짐이 보이자 스리 물랴니 재무장관은 지난 24일 라파엘을 해임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