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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까지 IPO 대어 입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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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부진에 대어급 기업 줄줄이 상장 철회
IPO 건전성 제고 방안 등에 하반기 전망도 흐림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경기 침체, 긴축, 증시 부진 등으로 기업공개(IPO)를 계획 중인 대어급 예비 상장사의 고민이 깊다. 기대를 모았던 오아시스마저 수요예측에서 쓴맛을 보면서 올 상반기 국내 증시에 입성할 대어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주식시장이 회복한다 해도 감독당국이 추진 중인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상장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믿었던 오아시스마저 상장 철회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할 것으로 기대했던 대어급 예비 상장사는 컬리, 케이뱅크, 오아시스, CJ올리브영,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SG닷컴, 11번가, SK에코플랜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LG CNS 등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인플레이션 우려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상장 시기를 늦췄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올해 2분기부터 대어급 기업이 줄지어 상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일정과 기업 성장 전략을 고려했을 때 상장 시기를 무기한 연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컬리,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등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면서 대규모 IPO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경영진이 강한 상장 의지를 보인 데다, 최근 상장한 새내기 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증시에 입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수요예측에서 예상과 달리 기관 투자가가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오아시스에 투자한 FI들이 낮은 공모가에 반대해 상장을 철회했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올 상반기는 물론이고 하반기 상장도 쉽지 않다는 것이 IB 업계 반응이다. 대형 증권사 IB담당 실무자는 "최근 대어급 기업이 IPO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함에 따라 진행 중인 대형 딜이 없다"며 "올 상반기 중 증시 입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IPO 시장에서 기대가 가장 큰 LG CNS도 상장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해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CJ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꼭 필요한 CJ올리브영의 IPO 시기도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연기했다. 올해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발목을 잡고 있다.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이 다른 헬스앤뷰티(H&B) 업체와 거래하지 않도록 납품 업체를 압박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과징금 또는 과태료 부과, 행정처분 등은 사안에 따라 상장예비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공정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장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CJ올리브영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CJ로 지분 51.15%를 가지고 있다.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지분 11.04%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성격으로 1조2000억원을 유치했다. 시장 상황을 보면서 상장을 추진할 여유가 생겼다. 게다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인수 여부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상장 시기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1세대 이커머스 11번가는 2018년 FI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때 올해 9월까지 상장할 것을 약속했다. 약속을 지키려면 상장예비심사를 조만간 청구해야 하는 데 컬리에 이어 오아시스까지 고배를 마시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현재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은 기업은 시간상으로도 올 상반기 증시 입성은 어렵다. 흥국증권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국내 증시에 상장한 379개사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날로부터 상장일까지 평균 155일 걸리는 것으로 집계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평균 소요 기간보다 짧은 것을 고려해도 6월 말까지 상장을 마무리하기는 시간이 부족하다. 우량기업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은 질적심사 가운데 '기업 계속성' 심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상장심사 기간이 45일에서 20일로 줄어든다.


올 상반기까지 IPO 대어 입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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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건전성 제고 방안 달갑지 않은 대어들

문제는 하반기 상황도 현재로서는 낙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IPO 업계 관계자는 "현재 IPO 시장에서 성장주가 상장 직전 자금을 조달했을 때 기업가치를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며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가 눈높이 대비 과거 기업가치가 높은 경우가 많아서 조정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2~3년 동안 비상장 기업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공모주 가격을 산정할 때 고평가 논란이 많아진 이유다. 대형 증권사 IPO 업무 담당자는 "대형 IPO는 시장에서 성장성을 인정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며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보수적인 평가 때문에 상장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토로했다.


감독당국이 추진 중인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을 시행했을 때 영향도 상장 시기를 고려하는 데 변수로 꼽혔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중 관련 규정 개정 등 주요 제도 개선 작업을 완료하면 적정 공모가가 산정될 것"이라며 "실제 수요와 납부 능력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4월 주관사가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가 주금 납입능력을 확인한 후 물량을 배정하도록 금융투자업규정 및 협회 규정이 바뀐다. 또 수요예측 과정에서 공모가를 기재하지 않으면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없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허수성 청약 수요를 없애고 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의무보유 관행도 개선해 상장 직후 또는 의무보유기간 종료 후 일시에 공모주 매도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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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공모가에 거품이 끼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개선안 시행에 따라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잦아들 것으로 기대했다. 공모주 투자자는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지만 높은 공모가를 받으려는 예비 상장사는 개선안 시행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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