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999'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 별세…향년 85세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1980년대 TV 방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만화 '은하철도 999'의 원작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松本零士)가 지난 13일 급성 심부전으로 숨졌다고 교도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향년 85세.

만화 ‘은하철도999’ 원작자 마쓰모토 레이지가 지난 13일 급성 심부전으로 85세로 사망했다고 교도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사진 = 연합뉴스]

마쓰모토는 1938년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54년 투고한 '꿀벌의 모험'이 '만화소년'에 게재되며 만화가로 데뷔했다.

고인은 1971년부터 1981년까지 '주간소년킹'에 연재된 '은하철도999'를 통해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다.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은하철도999는 TV 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제작됐다.

'은하철도 999'는 엄마를 기계 백작에게 잃은 주인공 테츠로가 신비로운 여인 메텔과 함께 복수를 꿈꾸며 우주로 향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기계화 과정에 놓인 문명과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작이다.

마쓰모토는 가난한 가정 형편으로 기계공학자가 되고 싶은 꿈을 접고 돈을 벌기 위해 만화계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방한 기자회견 당시 고인은 ‘은하철도 999’라는 기차 소재의 작품 구상 배경은 도쿄로 상경하던 중 탔던 기차 여행의 강렬한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도쿄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기차표를 살 돈조차 없었는데 당시 도쿄의 편집자가 기차표를 보내줬다고 회상한 마쓰모토는 "기차를 타고 도쿄에 가는데 터널을 빠져나가며 마치 우주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때 우주로 날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은하철도 999를 구상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고인은 은하철도999 외에도 '천년여왕'과 '우주해적캡틴 하록', '우주전함 야마토'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1970∼1980년대 한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 붐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