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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성과급 해법]⑤호봉제론 '정년연장' 불가능…"성공사례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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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 하려면…직무성과급 도입부터
IT·벤처 기업 중심으로 '성공 사례' 찾아야
세제혜택보다 파격적인 지원책 찾을 필요도
거대 노조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논의해야

[직무성과급 해법]⑤호봉제론 '정년연장' 불가능…"성공사례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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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성과급으로 임금체계를 바꿔나가는 것은 우리나라 핵심 과제인 '정년연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고령화·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니 앞으로 고령층 정년을 더 연장해나가야 하는데, 현재의 호봉제 임금체계로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노동계가 원하는 정년연장과, 정부가 추진하는 임금체계 개편을 두고 서로 합의점을 찾아가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또 정부가 직무성과급 '성공 사례'를 만들어 기업과 노동자 스스로 임금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직무성과급 해법]⑤호봉제론 '정년연장' 불가능…"성공사례 만들어야" 제11회 수원시 노인 일자리 채용한마당에서 어르신들이 채용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핵심 과제 '정년연장'…임금체계 개편 없이 힘들어

정년연장은 빠르게 늙어가는 우리 노동시장의 해묵은 과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합계 출생률은 0.7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9명보다 한참 낮다. 저출산으로 인구와 청년은 감소하는데, 65세 이상 고령자는 지난해 9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런 속도면 2년 뒤인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 법정 정년이 만 60세인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일하는 사람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고령자 비중이 늘면서 연금 등 복지 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국민연금 재정 문제를 고려해 현재 만 62세인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2028년 64세, 2033년 65세로 늦출 예정이다. 60세 전에 퇴직한 근로자의 경우 정년과 연금수급 시기 차이로 인해 소득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있는 국민연금 기금도 2055년에는 완전 고갈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고령자 정년을 늘리고, 연금 가입 연령을 더 늦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처럼 정년연장을 하기 위해선 임금체계 개편이 필수적이다.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달초 한국경영자총협회 토론회에서 "청년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60세 이후로 정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앞서 "정년연장을 획일적으로 하면 청년 일자리를 제약하는 문제가 있다"며 "대개 (기업들이) 연공서열에 의한 봉급체계를 가져가기 때문에 직무성과급으로 임금체계가 바뀔 때 논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제했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밑그림을 그린 전문가 기구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지난해 12월 권고문을 통해 "연공형 임금은 중고령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을 초래하는 원인"이라며 "호봉제를 채택한 기업에서 정년까지 재직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는 근로자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어 실제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연령은 법정 정년보다 약 10년 빠른 49.3세"라고 밝히기도 했다. 호봉제 기업에서 사측은 생산성이 높은 직원을 원하는데, 중장년층 직원은 받는 임금 대비 생산성이 좋지 못하니 어쩔 수 없이 빨리 퇴직하게 되고, 이것이 오히려 고용불안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직무성과급 해법]⑤호봉제론 '정년연장' 불가능…"성공사례 만들어야" 2021년 3월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완성차 3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 입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세제 혜택으로는 부족…'성공사례' 만들어야

정부도 기존의 연공서열형 임금체계가 가져오는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민간 기업의 직무성과급 도입을 지원하고 있으나 아직 업계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임금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하는 상생임금위원회는 직무성과급으로 바꾸는 기업에 세제나 지원금 혜택을 늘리고 '한국형 직무별 임금정보시스템' 구축과 컨설팅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 관계자는 "세제 지원은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직원들에게는 직접적인 이득이 없다"며 "정부 지원이 늘면 컨설팅을 받아보는 기업이 생길 순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10년이 지나도 큰 변화를 이끌어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래노동시장위원회에서 활동한 정승국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노동개혁 방침 중 하나가 임금체계 개혁을 한 기업에 대해서 정년연장을 허용하겠다는 것인데 이건 굉장히 큰 변수"라며 "연공급에 가장 강한 이해관계를 가진 노동자들이 근속연수가 많은 50대인 만큼 (앞으로) 경사노위에 (노조가 참여하는) 의제별 위원회가 구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대기업 정규직 비중이 높은 한국노총은 직무성과급 도입에는 부정적이나, 정년연장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직무성과급에 대한 노동자들의 우려가 큰 만큼 우선 성공 사례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영계 관계자는 "임금체계 개편이 확산하려면 성공 사례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대기업은 당장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IT기업이나 벤처기업, 스타트업 등 문화가 비교적 유연하고 필요성이 높은 곳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위해선 일부 세제 혜택보다는 더 파격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국민 공감도 필요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지낸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임금체계를 바꾸겠다고 전파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며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생산직들은 연공급에 대한 집착이 강하겠지만 판교 등 업종에 따라 그렇지 않은 다양한 노동자들의 의견도 있다"며 "(민주노총·한국노총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이들이 정규직, 대기업의 이해관계에만 집착한다는 걸 (국민에게) 드러내게끔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호봉제로부터의 탈피라고 하는 소극적인 입장에서의 직무급제는 노조나 직원들의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다"며 "직무 가치의 합리적인 재배열이나 평가 인프라를 구축하고 객관적인 직무 중심의 인사 제도를 함께 고려하지 않은채 보상의 차이에만 집중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특히 공공부문은 힘든 일과 쉬운 일 간의 순환 보직이라는 전통적인 문화를 먼저 깨야 한다"며 "그러려면 민간 기업이 최근 공채 제도를 폐지하고 있는 것처럼 공직 사회도 직무별 채용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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