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휴먼스, 코로나 3년간 비만직원 늘자 ‘비만탈출’ 추진
하루 7천보 걷기 운동…몸 불편한 직원에도 맞춤형 프로그램
참여직원 평균 3㎏ 이상 감량…비만·고혈압·당뇨 등 수치도 떨어져
경북 포항 포스코휴먼스에 다니는 박모씨는 2015년과 2018년 큰 수술과 치료를 받은 후 건강이 많이 나빠진 상태에서 비만까지 찾아왔다. 의욕도 떨어지고 성격도 소심하게 바뀌었다. 박씨는 주변 동료들로부터 회사의 ‘BMI 목표달성 프로젝트’를 권유받은 뒤 실천에 들어갔다. 매일 1만보 이상을 걸었고 야식도 끊었다. 100일 정도 지나니 체중은 14㎏이나 줄었다. 박씨는 "몸이 가벼워지면서 열정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게 됐고, 부서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하고 있는데 주위 동료들이 예전에 비해 활력이 넘친다고 말을 해준다"고 말했다.
예비신부 김모씨도 결혼을 앞두고 예비신랑, 가족과 함께 월평균 7000보 목표를 세웠다. 평소 서로의 걸음수를 확인해주고 독려하면서 걸음수를 늘려왔다. 모두가 목표에 가까운 체중을 감량했다. 김씨는 "예비신랑은 인생 최대의 체중 감량이라는 경험도 하게 됐다"면서 "회사의 건강관리 활동이 ‘우리 예비부부를 위한 이벤트인 것 같다’는 말을 하며 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모씨의 변화는 드라마틱하다. 활동량이 적은 업무를 담당하면서 1년 만에 체중이 5㎏이 늘었고 하루 평균 2만보 이상 걷던 그는 7000보 걷기도 어려웠다. 마음을 다잡은 김씨는 ▲출퇴근 걷기▲ 점심시간에도 걷기▲엘리베이터 이용하지 않기 등의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회사와 집까지는 약 3㎞ 정도다. 걸어가려면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 여러가지 준비를 하다 보니 생활패턴 자체가 건강하게 변화했다. 점심시간마다 매일 40분을 걷기에 투자했다. 걷기 위해 식사량을 줄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식습관도 바뀌게 됐다. 계단도 자주 이용했다. 그 결과 체중은 7㎏ 감량, 하루평균 걸음수는 2만보 이상으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김씨는 "걸어서 출퇴근을 하다보니 월 10만원 이상의 주유비를 절약하고 탄소저감에도 기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휴먼스는 포스코가 장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국내 1호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이른바 '비만탈출 프로젝트'는 당뇨, 고혈압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비만율이 늘어나자 회사가 만든 직원 건강증진활동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활동이 ‘하루 7000보 걷기 운동’인 ‘위드(With) 워크온’이다. 걸음수가 자동으로 측정되는 모바일 어플을 활용해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걷기 운동에 참여하도록 했다. 동기부여를 위해 월 평균 걸음수에 따라 회사 자체 사회공헌 마일리지를 지급했다. 가족이 함께 달성할 경우 기념품을 추가로 제공했다. 보행 장애직원(하지·시력장애)에 맞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건강관련 동호회의 활동지원금도 50% 상향했다. 월평균 걸음수 실적에 따른 마일리지를 적립(승진시 최대 1점 가점 부여)하고 BMI 목표달성시 축하금도 최대 30만원 지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지난해 6개월 동안 126명의 비만직원들이 평균 3.43㎏을 감량했다.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비만관련질환은 전년대비 4.9%P 감소(84.2% → 79.3%)했다. 2021년 기준 비만직원 가운데 29명(20%)이 비만탈출에 성공했다.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대사증후군도 전년대비 18% 감소 (66명→54명)했다. 특히 비만직원(145명) 중 워크온 참여자는 비만관련질환이 19% 감소한 반면에 미참여자는 2% 증가해 뚜렷한 개선격차를 보였다.
직원 464명과 가족 135명이 워크온 활동(일 7000보 걷기)에 참여했고 워크온 활동 추진기간(4월~9월) 6개월 직원 일평균 걸음수 8355보를 달성했다. 회사는 올해는 비만 개선 효과 향상을 위해 일일 걸음수 기준을 기존 7000보에서 1만보로 상향 조정하고 지난해 목표 미달성자 보상도 1년 연장했다. 비만직원 평균 BMI지수(㎏/㎥)는 27.50으로 최근 2년(2021년 29.50, 2022년 28.35)보다 낮추었다. 비만관련질환비율도 71.4%로 최근 2년(84.2, 79.3)보다 낮추었다.
김규홍 포스코휴먼스 대표는 "코로나19가 3년 정도 지속되면서 만병의 근원인 비만직원이 많이 늘아면서 건강증진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고 직원 뿐만이 아니라 직원 가족들까지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면서 "포스코휴먼스는 장애인이 중심이 되는 회사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보다도 더욱 건강과 안전을 강조해왔고 쾌적한 업무환경을 조성해 모든 직원들이 보람있게 일하는 그런 회사를 만드는게 이 회사를 만든 취지이자 변함없는 목표"라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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