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아르헨티나가 새 최고액권인 2000페소(약 1만3000원) 지폐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고 2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1년 동안 물가가 두 배로 뛰어오를 정도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면서 고액 지폐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이날 성명을 내고 2000페소 지폐를 신규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현재 1992년 발행된 20페소권과 50페소권, 100페소권, 200페소권, 500페소권, 1000페소권 등 6종의 지폐가 통용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물가상승률이 94.8%에 이르면서 기존에 통용되던 지폐의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00페소권이 언제부터 발행돼 쓰이게 될지는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2000페소 지폐를 선보인다고 해도 실제 가치는 그리 크지 않아 지폐 사용이 불편한 문제를 해결해주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BCRA 내부에서는 5000페소 지폐 발행도 고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물가 급등에 지난해에만 기준금리를 아홉차례나 인상, 38%에서 75%까지 끌어올렸으나 페소화 가치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경제부 장관을 2차례나 교체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 대한 60억 달러(약 7조4000억원) 상당의 구제금융 지급을 승인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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