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는 밀가루와 물인데 너무 비싸다" 불평
게임 룰은 1ℓ의 물·1㎏밀가루로 피자 만들기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의 한 피자가게가 별점 테러와 함께 악성 후기를 남긴 고객에게 재치있게 응대해 누리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은 지난 20일 클라우디오라는 이름의 고객이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 위치한 아피아 피자가게를 다녀온 뒤 구글 리뷰에 후기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그는 달랑 별 한 개와 함께 남긴 후기에서 "피자는 결국 밀가루와 물인데 1인분에 2000페소(약 6600원)나 한다니 이것은 무장강도나 마찬가지"라고 불평했다.
기분이 나쁠 법했지만 가게 주인은 유머를 잃지 않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대응했다. 클라우디오의 게시물을 캡처한 다음 가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그에게 게임을 한번 해보자고 했다. 아피아 측은 "클라우디오, 당신이 원한다면 우리가 게임을 제안할 텐데 만약 성공할 경우 평생 무료 피자를 제공하기로 약속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의 규칙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당일 저녁 1ℓ의 물과 1㎏의 밀가루를 준비해 놓을 테니 클라우디오는 가게로 와서 1시간 내에 그가 원하는 피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단 그가 리뷰에 적은 대로 오직 밀가루와 물만으로 피자를 만들어야 하며 이외에도 몇 가지 조건이 더 있었다.
"밀가루와 물 외에 다른 재료를 추가하지 않아야 하고 직원, 장작, 전기나 가스를 쓸 수 없습니다. 피자 도우 위에 소스나 모짜렐라 치즈 등 얹을 수도 없고요. 또 가게를 만들어서 58년을 유지하거나 오븐을 살 생각도 하지 마세요."
피자가게 주인은 자신의 가게가 58년이나 되는 오랜 전통을 지녔다는 사실을 알리는 한편 피자에는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고 가게 운영에는 부수적인 비용 지출이 따른다는 것을 재치 넘치게 설명했다. 준비한 밀가루와 물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어 "이 코멘트가 불쾌하다면 미안하지만 58년 동안 세계 최고의 피자를 만드는 우리에게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피자를 만들고 왜 그 가격이 나오는지 궁금하면 언제든지 우리 가게로 오세요. 저녁 때 봅시다"라고 글을 끝냈다. 누리꾼들은 이 게시물에 수만 개의 하트를 보내면서 피자가게를 응원했다. 23일 현재 이 게시물의 조회수는 약 245만건에 이른다.
게임 당일 클라우디오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피자가게는 게임 대신 '클라우디오 할인 행사'를 이어갔다. 아피아는 당일 밤 12시까지 클라우디오의 이름을 대고 피자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15% 할인을 해 줬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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