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 마무리…오후 2시 삼각지역 재집결

오이도·서울역서 지하철 탑승 시도했지만 저지돼
추경호 기재부 장관·오세훈 서울시장 면담도 요청

20일 지하철 4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22주기 집회'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태원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과 서울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도를 재개했지만, 경찰과 서울교통공사(공사)에 저지당했다.

전장연은 20일 오전 8시와 9시에 각각 약 100명이 오이도역과 서울역에서 '오이도역 사고 22주기' 집회를 열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다. ‘오이도역 사고'는 2001년 1월22일 장애인 노부부가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추락한 사고다. 이를 계기로 장애인 단체들은 지하철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저상버스 도입 등을 요구해온 바 있다.

이들은 장애인도 시민이며, 시민으로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이날 집회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건 딱 하나"라며 "대한민국 시민으로 살아갈 권리를 인정해 달란 것"이라고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도 요청했다. 그는 "면담에 응하지 않으면 집까지 따라가겠다"며 "오 시장도 단독면담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장애인 참사에 대한 대처가 비장애인 참사 대처와 달리 경시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발언에 나선 문경희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참사가 있으면 대책이 만들어지지만 장애인 참사는 아니다"라면서 "지하철 리프트에서 떨어져 죽고, 부모에 의해 살해되는 등 많은 장애인이 끔찍하게 죽어가지만,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다. 경찰과 공사 직원들이 열차 탑승 차단에 나선 가운데 큰 충돌이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 삼각지역 승강장에 다시 모여 '장애인권리입법·예산 쟁취를 위한 전국집중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도는 앞선 3일 이후 17일 만이다. 전장연은 지난 4일 공사와 면담을 갖고 19일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요구조건이던 오 시장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으며 이날부터 지하철 탑승 시도를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