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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前 정보부장, 핼러윈 대비 경찰보고서 묵살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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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누가 쓰라고 했나, 주말이고 하니 집회에 총력 대응해야"

서울청 前 정보부장, 핼러윈 대비 경찰보고서 묵살 정황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과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으로 영장이 청구된 경찰 간부 4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해 12월5일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이 서울서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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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태원 기자] 경찰 간부들이 이태원 참사 전 핼러윈 축제 인파 대비 관련 경찰 보고서를 무시하고 집회 관리에 집중한 정황이 드러났다.


10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경찰 ‘정보라인’ 인사들이 이태원 참사 전에 올라온 보고서들을 묵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 정보라인 관계자들은 지난해 10월4일 ‘가을축제행사 안전관리 실태 및 사고위험요인’, 10월6일 ‘핼러윈 데이, 온오프 치안부담요인’, 10월7일 ‘할로윈, 경찰제복으로 파티 참석 등 불법위험 우려’ 등 총 3건의 보고서를 작성 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은 참사 직전인 지난해 10월26일 용산서 정보관으로부터 전달받은 이태원 일대, 특히 해밀턴 호텔 골목에 인파가 몰려 각종 위험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보고서도 묵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당시 보고서와 함께 ‘이태원에 나가 현장에서 인파관리, 위험상황 발생시 경력요청 등 신속 대응을 하겠다’는 취지의 보고도 함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전 부장은 보고자에게 "이거 누가 쓰라고 했나, 주말이고 하니 집회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며 "크리스마스와 같은 것이다, 크리스마스 때 정보관이 나가나, 그냥 자료만 올리고 집회에 나와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검찰은 박 전 부장이 참사 직후 서울청 정보라인에 여론을 돌리기 위한 대응 방안을 설명한 점도 명시했다. 그는 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해 10월30일 경찰 정보 관계자들에게 ‘경력 배치 미흡했단 시각으로 흐를 경우 > 서울청 대비 미흡, 주말 대규모 집회시위 대응으로 경력 부족 등 부각. 주최측, 자치단체의 안전불감증으로 귀책될 경우 > 자치단체 책임 강화로 이어져 경찰 부담 완화 - 적극적인 수사 드라이브로 자치단체 책임이 부각되도록 조치필요’라는 취지의 대응 방안을 카카오톡으로 공유했다.


이어 경찰 경비 기능 담당 간부들에겐 “경찰은 안전 확보의 1차 책임자가 아니다”며 “지역 축제, 행사에 경찰이 안전유지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관행을 깨고, 범죄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에 위험이 있을 때만 경찰이 압도적 강제력으로 장악하는 방향으로 나가면 좋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증거 인멸에 나선 정황도 확인됐다. 박 전 부장은 참사 직후인 지난해 10월31일엔 한 용산서 계장을 통해 정보관에게 “‘이태원 할로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보고서를 안 썼다고 하면 어떻겠냐, 컴퓨터를 다 지우는게 어떠냐” 등의 회유에 나섰다.



한편 검찰은 이날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용산구청 등을 전면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정보화기반과와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에 수사관을 보내는 등 경찰 정보라인 관계자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당시 경찰관들의 대화 내역 입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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