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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영웅' 지단 무시했다가…佛축협회장 사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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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그라에 프랑스 축구협회장, '감독 후보' 지단 무시 발언
음바페·마크롱·레알 마드리드 비판…"지단은 곧 프랑스"

'프랑스 국민 영웅'을 무시한 대가는 컸다. 지네딘 지단(50)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던 노엘 르 그라에(81) 프랑스 축구협회(FFF) 회장은 전방위적인 비난을 받고 하루 만에 고개를 숙였다.


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르 그라에 회장은 성명을 내어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단에 대해 했던 말들을 두고 "다소 서투른 발언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내 생각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발언에 대해 지단과 그가 감독으로 있었던 팀들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영웅' 지단 무시했다가…佛축협회장 사퇴 압박 노엘 르 그라에 프랑스 축구협회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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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그라에 회장이 '국민 역적'이 된 사연은 이러했다. 그는 지난 8일 디디에 데샹(55) 감독과 2026년까지 프랑스 국가대표팀 재계약을 발표했다. 당시 'RMC 스포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유력한 감독 후보로 거론됐던 지단을 평가절하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지단의 연락을 받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의 전화가 왔어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지단)에게 뭐라고 합니까? '안녕하세요.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클럽을 찾아보세요. 저는 방금 디디에와 계약을 맺었답니다'라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단에게 많은 지지자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몇몇은 데샹이 떠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데샹이 떠난다는 말은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며 "지단이 다른 대표팀이나 다른 클럽을 찾을 수 있도록 특별한 프로그램이라도 만들어야 하나?"라고 힐난했다. 지단이 브라질 국가대표팀 감독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지단이 그곳에 간다면 놀랍겠지만 상관없다"며 "나는 지단을 만난 적이 없고, 우리는 데샹과 헤어지는 것을 고려해본 적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8골을 넣으며 프랑스를 준우승으로 이끈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는 트위터에 "지단은 곧 프랑스다. 전설을 그런 식으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지단이 감독을 맡았던 스페인 명문 축구클럽 레알 마드리드도 성명을 통해 "전 세계 축구 팬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르 그라에 회장의 발언을 규탄했다.


'국민영웅' 지단 무시했다가…佛축협회장 사퇴 압박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카타르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준우승으로 이끌고 샤를 드골 공항에 귀국한 킬리안 음바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정치권에서도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아멜리 우데아-카스테라 프랑스 스포츠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레알 마드리드의 성명을 언급하며 "르 그라에 회장이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프랑스 축구협회장이라면 그렇게 말해선 안 된다"며 "지단에게 지나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매우 실망했다"며 "우리가 모두 그렇듯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르 그라에 회장의 그동안 행적에 대해서도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가 과거 협회 여직원들에게 성적인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카타르와 은밀한 관계 등으로 프랑스 축구의 명예를 여러 차례 실추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파비앙 루셀 프랑스 국회의원은 "성희롱,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문제, 카타르의 무조건적인 지원 등 프랑스 축구에 대한 모욕을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르 그라에 회장은 프랑스 스포츠의 수치이며, 사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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