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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당신 마음에 '홀가분'을 처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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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정신과의사 정혜신 박사와 그녀의 영감자인 심리기획자 이명수 대표의 저서다. 몇 년간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그림 에세이 중 103편의 글과 그림을 골랐다. 많은 이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글과 전용성 화백의 담백한 그림이 어우러져 치유의 에너지를 선사한다. ‘홀가분’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감정을 표현할 때 즐겨 쓰는 430여 개의 단어 중 긍정성을 뜻하는 쾌(快)의 최고 상태로 꼽은 말이다. 그 어떤 경우에도 나를 사랑하고 지지함으로써 온 마음으로 홀가분해질 수 있도록 응원하는 독특한 형태의 심리처방전을 표방한다.

[책 한 모금]당신 마음에 '홀가분'을 처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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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목욕탕의 탕 속에 누군가 갓난아기를 데리고 들어오면 분위기가 단번에 평화로워집니다. 서먹하게 마주하고 있던 사람들이 아기를 중심으로 가족처럼 재구성되는 느낌마저 듭니다. 총알이 핑핑 날아다니는 전쟁터 한가운데 아장거리는 아기가 등장하니 잠시 총성이 멈추는 영화의 한 장면, 과장이 아니다 싶습니다. 모든 아기에게는 막강한 치유적 힘이 있습니다. 그건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치유적 힘의 원형적 형태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한때는 다 아기였으니까요. 그 자체로 치유적 존재였으니까요.

어느 연쇄살인범이 사형이 집행되기 전날 엄마와 마지막 전화 통화를 하며 “아직도 내 안에는 엄마가 기억하는 나도 있어”라며 흐느꼈다지요. ‘엄마가 기억하는 나’란 치유적 기운을 내뿜는 인간의 심리적 원형일 겁니다. 살다 보면 치유적 존재의 도움이 절실해 두리번거리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 그것은 파랑새 찾기처럼 내 안에 있는, ‘엄마가 기억하는 나’를 찾는 과정과 다르지 않습니다. 내가 깊이 사랑하는 누군가가 기억하는 ‘나’를 떠올리는 바로 그 순간, 모든 인간은 치유적 존재가 됩니다. - 「엄마가 기억하는 나」 중에서


현재 인기도 최고지만 수입 또한 실하기로 소문난 한 가수는 3년 동안의 연습생 시절, 창문도 없는 옥탑방에서 라면 한 개를 삼등분해 끼니를 때우며 하루하루를 살아냈답니다. 현재의 돋보이는 결과를 중심으로 그때의 시간을 재구성하면 역경을 극복한 아름다운 성공기가 되지만 당시엔 그런 고난의 시간이 3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알 수 없었을 겁니다. 사회적 차원의 구조적 빈곤과 차별의 문제와는 별개로, 살다 보면 ‘창문도 없는 옥탑방 같은 시간’을 견뎌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순간에는 자신의 암울함, 슬픔, 분노, 열패감, 소외감이 끝도 없이 이어질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되기 전날까지도 대다수 국민은 해방의 낌새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것처럼 물리적이든 정서적이든 질곡의 시간은 대개 느닷없이 끝이 납니다. 그런 때 꼭 필요한 것은 10센티미터만 더 파 들어가면 금맥을 발견할지 모르는데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는 강철 같은 의지가 아닙니다. 훗날의 빛나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현재의 나를 살갑게 보듬고 다독일 줄 아는 자기긍정성입니다. 그러면 모든 정서적 질곡의 시간은 벼락처럼 끝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반드시. - 「질곡의 시간은 벼락처럼 끝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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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 | 정혜신·이명수 지음 | 전용성 그림 | 해냄 | 276쪽 | 1만75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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