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전기차기업인 테슬라가 작년 한해동안 인도한 전기차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에 못미쳤다. 테슬라가 심각한 수요 문제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2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2년 약 131만대의 전기차를 인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규모지만 월가의 기대치는 밑돈다.
앞서 테슬라는 작년 10월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고 월가 투자은행들은 잇달아 테슬라의 연간 인도량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팩트셋 전망치 134만대에 못미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 차량을 50% 이상 늘리겠다는 당초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4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인도해야만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테슬라가 공개한 작년 4분기 전기차 인도 실적은 40만5278대에 그쳤다. 이 또한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43만1117대를 밑도는 수치다.
이러한 부진은 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테슬라의 전기차 수요가 타격을 입은 여파로 분석된다. 지난해 코로나19 방역규제에 따른 상하이 공장 가동 중단 등도 부진의 배경이 됐다. 여기에 트위터 인수 이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오너 리스크도 급격히 높아진 상태다. 결국 테슬라는 수요 촉진을 위해 4분기 미국, 중국을 비롯한 기타 지역에서 가격 인하, 판촉 할인행사 등에 나섰지만, 이 또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도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비싼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 악화에 일제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날 번스타인 리서치의 토니 사코나기 주니어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심각한 수요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가 2022년3분기 대비 전기차 가격을 1800~4500달러 낮춰야할 수도 있다며 "단기적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저가 차량을 대규모로 선보이기 이전까지 수요문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한 해 테슬라의 주가는 65%가량 급락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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