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국토부-경찰청 합동, 특별 단속 현황을 바라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올해 4월 자취방을 전세로 구한 A씨(26)는 지난 9월 공인중개사로부터 임대보증보험이 가입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뒤늦게 가입신청서를 작성했지만, 신청에서 발급까지 1~2달이 걸릴 것이라는 공인중개사의 말과 다르게 석 달째가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가입이 되지 않은 상태다. A씨는 “‘빌라왕’, ‘전세사기’ 등 무서운 뉴스가 많이 나오는데 보증보험 가입은 계속 미뤄지니까 더 초조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전세사기 이슈와 주택임대사업자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로 임대보증보험 가입 수요는 늘고 있지만, 보험 신청에서 접수까지 걸리는 기간이 많게는 석 달까지 걸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늘어난 업무량에 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HUG 콜센터 등에 따르면 신청에서 가입까지 걸리는 기간이 많게는 3개월까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HUG 콜센터 직원의 말을 빌리면 가입 경로에 따라 발급까지 걸리는 시간은 시간이 다르지만, 모바일로 가입하면 2~3개월, 네이버는 1~2개월, 시중 은행은 2~3주가 소요된다. 콜센터 직원은 “최근 전세 관련 뉴스가 많이 나오면서 문의하는 고객이 많이 늘었다”며 “네이버 가입도 원래는 1~2주 소요되는데 최근 접수량이 많아지면서 이렇게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임대보증보험 가입자 수만큼이나 신청자 수가 계속 늘면서 가입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 분위기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주택임대사업자 임대보증보험 가입자 수는 총 60만781명으로 보증보험 의무화 시행 2년 만에 가입자 수가 60만 가구를 돌파했다.
임대보증보험 가입이 미뤄지면서 세입자의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신청하더라도 가입이 되지 않으면 보증료를 납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커뮤니티 사이트의 한 게시판에는 ‘전세보증보험 가입 잘 되시냐’고 다른 이용자들의 의견을 묻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보증보험을 들어야 할 것 같아 신청했는데 일주일 넘게 소식이 없다”며 “문의를 하니 최장 세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입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은 없냐”며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HUG 측은 최근 급증하는 임대보증보험 신청자 수와 사고 건수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임대사업자 임대보증보험 의무가입이 시작된 2020년 일반 정규직 총 신규채용은 48명으로, 전년(46명)과 비교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올해(121명)는 그보다 채용이 늘긴 했지만 HUG측에 따르면 이마저도 올해 이관되는 다른 업무를 위해 들어온 인력이 많고 늘어난 업무량에 비해서도 적은 숫자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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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측 관계자는 "보증보험 발급 인원과 사고가 나면 이행을 하는 인원이 있는데 인력이 충분치 않다"며 "정부의 인원 관리를 받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이를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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