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오피스 빌딩 공실률 2.2%
1년 새 5.1%포인트 하락해
강남권 0%대 역대급 기록
IT기업 대거 유입되며 공실 해소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올해 서울 A급 오피스 빌딩 평균 공실률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특수로 몸집을 키운 IT·제약 기업들이 대거 강남·도심·여의도 등 주요 지역으로 몰리면서 역대급 호황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서 발간한 오피스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서울 A급 오피스 빌딩 평균 공실률은 2.2%로 전분기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1분기 이후 13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A급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7.3%)부터 하락세가 이어졌다. 같은 해 4분기에는 5.2%로 2.1%p 떨어졌고, 이후 올해 1분기부터 3.5%→3.0%→2.2%로 점차 낮아졌다.
이처럼 공실률이 낮아진 것은 최근 기업들의 임차 수요가 증가한데 반해 이를 뒷받침할 대형 빌딩의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측은 “앞으로도 신규 오피스 공급도 제한적인 만큼 임대인 우위의 시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주요 권역별로는 강남권역의 공실률이 두드러졌다. 지난 1분기에는 공실률이 0.4%까지 낮아지며 전례 없이 낮은 공실률을 기록했다. 강남파이낸스센터에 다이슨코리아가 들어섰으며 센터필드에는 SSG와 몰로코가 계약을 체결했다. 공실 면적이 부족해 임차인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임차 계약 시 제공되던 렌트프리 등의 혜택이 사라지고 실질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다는 게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측의 설명이다. 강남권역 평균 공실률은 지난 3분기 1.2%를 기록해 1%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IT 업체들이 강남권에 둥지를 트는 이유는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다. 강남지역은 IT기업 MZ세대 직원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오피스 밀집 지역이다. 교통 접근성이 높은데다 위치상 상징적인 의미를 지녀 인재 채용에 유리하다. 여기에 강남에 IT 기업, 스타트업 등이 몰리면서 협업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권역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것은 여의도권역이다. 지난해 3분기 10.4%의 높은 공실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급속도로 하락하면서 지난 1분기 3.1%, 2·3분기 1.5%의 낮은 공실률을 보였다. 이는 경쟁과열로 강남권역에서 공실을 구하지 못한 IT 기업들의 임차수요가 여의도권으로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 그동안 장기간 공실이었던 프라임급 오피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공실이 해소된 것이다. 여기에 파크원 타워1과 타워2(NH금융타워)의 임대차 계약 체결이 이어지며 대형 공실이 해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도심권역도 지난해보다 공실률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에는 9.9%의 높은 공실률에서 시작했지만, 올해 1분기(6.4%), 2분기(5.2%), 3분기(3.3%) 모두 꾸준히 하락하면서 공실 문제가 해소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의 퇴거로 공실이 발생했던 센트로폴리스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고, 그랜드센트럴에 현대캐피탈이 11개층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형 공실이 빠르게 해소되면서다. 이처럼 대형 면적을 찾기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4분기에 명동SK네트웍스빌딩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신규 공급에 나서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기업들의 오피스 수요 대비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면서 임대료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1~3분기 오피스 빌딩 임대료는 누적 기준 15.7% 오르면서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물가상승률이 높아진데다 연이은 금리인상의 여파로 앞으로 임대료와 관리비 인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