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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앞둔 이태원 거리…"사람 자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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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충격 여전…행인 없는 이태원
한계 직면한 자영업자…"진퇴양난 빠졌다"
경찰 "인파 맞춰 경찰 배치할 예정"

크리스마스 앞둔 이태원 거리…"사람 자체가 없다" 22일 오후 6시20분께 서울 이태원 골목은 행인 없이 한산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길거리로 나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호객 행위를 했다. /사진=최태원 기자 sk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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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6시20분, 이태원 참사가 벌어졌던 그 골목은 통행이 가능해졌지만 일대를 지키고 있는 경찰 이외 아무런 행인을 찾아볼 수 없었다. 폭이 6걸음밖에 안 되는데도 사람이 좀처럼 없어 휑할 정도였다. 그 골목에서 나와도 마찬가지다. 참사 후 영업을 멈췄던 클럽을 비롯한 주점들은 장사를 재개했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을 달지 않았다. 길거리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아니라 직원들의 애처로운 호객행위로 가득 찼다.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둔 이태원 일대는 여전히 참사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예쁘게 꾸민 장식과 선물 꾸러미를 손에 든 사람들로 가득하던 곳이었지만 이젠 가길 꺼리는 장소가 됐다. 상인들은 코로나19보다도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저녁이 아닌 낮 시간대 역시 상권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적은 사람들이 걸어 다녔다. 용산구청에 있는 직원 1000여명이 나와 점심을 사 먹는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가게들은 텅텅 비어 있었다. 부동산업자 이모씨(52)는 “이태원 일대 자영업자들은 핼러윈데이, 크리스마스 때 1년 치 수입을 벌어들이는데 지금은 길거리에 사람 자체가 없다”며 “코로나19 때보다 더욱 힘든 상황인데 해결책조차 없다. 이태원 상권은 이제 죽었다”고 우려했다. 이태원 일대 주민 정모씨(67)는 “예전엔 시끄러워서 불만이었는데 막상 사람들이 안 오니 상권이 죽을까봐 걱정스럽다”면서 “일단 주민들 차원에서 이태원 일대 식당을 찾고 있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때부터 쌓인 빚으로 인해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겨우 코로나19 시국을 버텼는데 이젠 희망조차 가지기 힘든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38)는 “코로나19 시국 동안 빚을 내서라도 임대료 등을 메웠는데 이젠 한계다”며 “내년 경제도 얼어붙는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이태원을 기피한다. 장사를 접고 싶은데 점포를 보러 오는 사람도 없어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앞둔 이태원 거리…"사람 자체가 없다"

상인들은 여전히 눈치만 보고 있었다. 지난 21일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조성된 추모공간은 정리됐지만 아직 이태원 일대는 추모 분위기 속이었다. 이동희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회장은 “연합회 차원에서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자제하고 있지만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조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낼 수 있겠나.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는데, 일단은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이태원을 찾을 인파를 대비해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인파에 맞춰 경찰들을 배치할 것”이라며 “자체 경력을 통해 통상적인 수준으로 대비할지 추가 배치할지 아직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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