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에서 누명을 쓴 피해자들의 진실을 규명했다.
9일 진실화해위는 전날 열린 제48차 위원회에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윤성여씨 등 7명에 대해 진실규명했다고 밝혔다. 조사는 지난 5월부터 진행됐다.
이춘재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 화성과 수원, 충북 청주 등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강간 및 연쇄 살인을 저질렀다. 하지만 경찰은 이춘재가 아닌 다른 용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수사하고 누명을 씌웠다. 오히려 비과학적 증거에 매몰돼 이춘재를 용의선상에서 배제하기도 했다.
진실화해위는 경기남부경찰청 및 수원지검 등에서 입수한 20만여매의 수사 자료와 언론 및 출판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해당 사건 수사과정에서 불법체포 및 불법 구금, 가혹행위, 자백강요, 증거조작 및 은폐 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 측은 "당시 용의자들은 뚜렷한 혐의 없이 유사 범죄나 절도 등 전과자, 홀아비, 불량배, 독신자 등이란 이유로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백을 강요받았다"며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가가 위법한 공권력으로 중대한 인권을 침해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에 신청인 및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피해와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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