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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다이어리]쥐떼와의 전쟁…연봉 2억원 '쥐 퇴치 전문가'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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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다이어리_뉴욕에서 미국 일상 속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뉴욕다이어리]쥐떼와의 전쟁…연봉 2억원 '쥐 퇴치 전문가' 찾아요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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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노라면 자주 보게 되는 것이 있다. 혹자는 이도시에 "사람보다 더 많이 산다"고도 평하는 쥐(Rat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여름에는 생사를 막론하고 다양한 크기의 쥐를 매일같이 마주했던지라, 가을이 된 후엔 바스락거리는 낙엽만 보고도 흠칫 놀랄 정도로 공포증이 생겨버렸다.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쥐를 마주할 때마다 깜짝 놀라는 사람이 매번 나 하나란 사실이다. 맨해튼 브라이언트파크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 3m 앞을 지나가는 쥐를 보고 반쯤 울먹거리는 내게 미국인 친구가 웃으면서 건넨 말은 "헤이. 여긴 뉴욕시티야"였다.


올 들어 뉴욕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늘어난 쥐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9월까지 뉴욕시에 접수된 쥐 목격 신고는 2만1600여건으로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71% 급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로도 20%가까이 늘었다. 온라인 상에서는 뉴욕 지하철 역 계단 아래로 쥐 한마리가 피자 한조각을 질질 끌고가는 영상이 재차 화제가 되기도 했다.


뉴욕시에 쥐가 들끓는 게 하루 이틀 이야기는 아니다. 1865년 뉴욕타임즈의 기사에도 뉴욕시 내 쥐떼들이 너무 "대담"해 대낮에 음식을 찾는가하면 작은 강아지들을 위협하기도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쥐떼에 익숙해진 뉴요커들조차도 쥐 문제가 한층 심각해졌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뉴요커 마르첼 로차씨는 "물론 뉴욕에는 항상 쥐가 있었다"면서도 "더 커지고 더 대담해졌다. 사람들에게 달려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설취류인 쥐는 살모넬라균, 렙토스피라균 등을 옮길 수 있어 당장 보건위생문제와도 직결된다. 여기에 최근 몇달간 들끓는 쥐를 잡기 위해 여기저기 쥐약을 살포하는 과정에서 이를 먹은 것으로 의심되는 반려견들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례마저 잇따랐다.


시민들은 코로나19 발생 초반 레스토랑들이 대거 문을 닫은 이후 음지에서 먹거리를 찾던 쥐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어 실외 테이블 영업이 시행되면서 쥐떼가 길거리에서 먹이를 찾는 풍경이 더 흔해졌다는 설명이다. 현지 언론들 역시 "실외영업 공간이 설치된 이후 검은 쓰레기 봉투가 거리 한쪽에 산처럼 쌓이고 있다"면서 "이는 쥐들에게 완벽한 은신처"라고 평했다. 쥐, 해충 등 방역 업무를 맡았던 공무원들이 팬데믹 기간 백신 접종 등에 집중 배치된 것 역시 쥐떼의 습성과 행동반경 확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시가 출몰하는 쥐떼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올 가을에는 아예 잦아진 쥐떼를 퇴치하기 위한 패키지 조례안도 마련했다. 사실상 쥐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에릭 아담스 시장은 당시 "범죄와의 전쟁, 불평등과의 전쟁, 쥐와의 전쟁은 우리가 이 도시를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죄, 불평등과 쥐가 동일선상에서 전쟁 대상으로 거론됐다는 것 자체가 뉴욕시가 얼마나 이를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는 지 시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담스 시장이 노숙자, 예산, 범죄 등과 관련해 많은 일을 하고 있으나, 공식 행보에서 '쥐에 대한 그의 집착'보다 더 일관된 노선을 보여주는 게 없다"는 평가마저 내놨다. 일부 언론들은 '쥐 이니셔티브(The rats initiative)'라는 단어까지 꺼내들었다.


몇달 전 공개된 쥐떼 퇴치 패키지 조례안에 따라 뉴욕 시위생국은 쥐떼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을 파악해 일종의 '쥐 억제 구역'을 만들도록 조치한 상태다. 해당 지역에서는 쥐떼 출몰 상황을 시의회에 보고해야만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들은 아예 쓰레기 배출시간마저 지정하도록 했고, 건축 허가를 신청하는 업체는 건물 내 쥐떼 출몰 방지 계획을 신고하는 것이 의무화됐다. 쥐덫 설치 등 관련 예산도 확대했다. 뉴욕시는 400만달러를 들여 다른 도시들의 쥐떼 박멸 사례 등을 연구하는 용역도 발주했다.


여기에 며칠전 12월에 들어서자, 뉴욕시는 한 가지 더 파격적인 발표를 했다. 거액의 연봉을 걸고 쥐 퇴치 전문가를 영입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아담스 시장은 이달 1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쥐보다 더 싫어하는 것은 없다"면서 시 차원에서 진행하는 각종 쥐 제거 작업을 조율하고 책임질 고위직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아담스 시장의 취임 초반 11개월 간, 쥐 퇴치 관련 발표만 무려 6번째다.


공식직함은 설치류 완화 책임자(Director of Rodent Mitigation). 연봉 12만~17만달러(약 1억5000만~2억2000만원)다. 현재 뉴욕시는 쥐 박멸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생물학자도 고용한 상태인데 이번에 채용되는 책임자가 이러한 관련 프로젝트를 모두 아우르는 역할을 맡게 된다. 지원하기 위해선 대졸 이상의 학력에 5년 이상의 경험이 필요하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자질일까. 공고를 자세히 살펴보면 흥미로운 문구들이 발견된다. 해충에 대한 맹렬한 열의? 도시계획, 프로젝트 관리 경험? 뉴욕시는 "끈질긴 쥐떼와 싸우기 위한 추진력, 결단력"과 함께 "킬러 본능"이 가장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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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본능을 가진 전문가 영입으로 뉴욕시가 과연 쥐떼와의 전쟁에서 '진전'을 보일 수 있을까. 물론 지켜볼 일이지만, 오늘도 먹다 남은 커피와 빵을 그대로 길거리 쓰레기통으로 던지는 뉴요커들을 보고 있자면 갈 길이 한참 멀다는 생각만 든다. 이러니 뉴욕 맨해튼이 쥐들에겐 최고의 서식지일 수 밖에.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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