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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톡]韓으로 모이는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K-실리콘밸리 어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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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소재·부품·장비사들 속속 한국 行
삼성·SK하이닉스 주위로 생산기지 설립 가속화
반도체 클러스터 향한 기대과 우려

[칩톡]韓으로 모이는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K-실리콘밸리 어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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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글로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사들이 한국 생산·연구기지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덜란드 ASML,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4대 반도체 장비사뿐만 아니라 일본 중소기업들도 한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들에게 한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대 생산 거점이다. '평택-화성-기흥-용인-이천'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2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ASML은 2024년까지 화성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약 2400억원을 투자해 극자외선(EUV) 장비 트레이닝 센터도 세울 계획이다. ASML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장비의 최대 구매처 중 한 곳이 삼성전자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첨단공정뿐만 아니라 메모리반도체 생산에도 EUV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ASML이 직접 한국에 EUV 장비 트레이닝 센터를 세워야 할 정도로 그 수요가 증가하는 셈이다.


세계 4대 반도체 장비사의 국내 투자는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최근 경기도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기로 했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 삼성 평택 공장 방문을 찾았을 때 바이든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반도체 장비 중 하나가 어플라이드 제품이었다. 세계 3위 반도체 장비 기업인 미국 램리서치는 지난 4월 경기도 용인 지곡산업단지에서 최첨단 R&D 시설인 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KTC)를 열었다. 램리서치가 아시아에 짓는 첫 R&D 센터로, 3만㎡ 규모에 최대 50개 장비가 들어가는 클린룸을 보유했다. 세계 4위 장비 업체인 일본의 도쿄일렉트론(TEL)도 1000억원을 들여 화성의 R&D 시설을 대규모 증축한다. 내년 10월까지 지상 6층, 연면적 1만평 규모의 첨단 R&D 센터를 준공할 예정이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사들도 한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미 EUV 감광재 전문기업 도쿄오카공업(TOK)은 인천 송도에 공장을 세웠다. 반도체 화학공정 특수가스 제조사인 간토덴카공업도 천안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반도체용 필름제조업체인 다이요홀딩스는 충남 당진에 터를 잡았다. 다이킨공업, 쇼와덴코 등 일본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당진과 평택 일대에 투자를 결정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행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형성하면서 한국에 투자한다는 명분도 챙기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라인은 대부분 한국에 있다. 특히 첨단 공정이 필요한 반도체는 모두 한국 공장에서만 만든다. 혹시 모를 기술 유출 우려 등을 불식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EUV 공정 등을 한국의 기흥, 화성, 평택캠퍼스 등에만 도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우시에서 D램을 생산하고 있지만 EUV 공정을 적용한 D램은 이천 공장에서만 만든다. 청주는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생산한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도 착공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소재·장비 기업은 국내에 거점을 구축하면, 반도체 제조기업의 경우 글로벌 물류난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발생해도 소재·장비 수급에 치명타를 피할 수 있어 공급망 안정을 꾀할 수 있다. 더욱이 미국 업체들로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을 논의하기 어려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만한 고객군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나 SK하이닉스의 최첨단 반도체 공정에 적합한 장비 개발을 위해 이들 팹이 있는 곳에 장비 업체들도 R&D 센터를 구축하려고 한다"며 "한국에 투자한다는 명분도 챙기고 한국 업체와 비즈니스도 하는 실리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기업 유치를 위해 지원책을 확대하고 있는 해외에 비해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은 정부가 직접 나서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고 있으나, 우리 지자체와 정부는 기업과 제대로 된 발맞춤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중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마음이 다급한 상황이다. 주요 국가는 반도체를 무기로 삼아 속속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연방 상원은 지난해 6월 '혁신과 경쟁법'을 가결하며 자국 반도체 생산기지 조성에 2500억달러(약 328조8750억원)를 쏟아붓기로 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자국 반도체의 70%를 국산으로 조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럽연합(EU)은 '집적회로법'을 만들어 480억달러(약 63조144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은 자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거나 증설하면 투자액 절반을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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