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미래]"청와대 주변 공간 고민 필요… 클러스터 조성해야"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김대현 기자, 오규민 기자] 대통령실이 이전한 청와대와 주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16일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을 계기로 이 일대를 문화 클러스터로 조성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서울의 미래, 서촌의 미래’를 주제로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아시아경제가 주최한 ‘2022 서울의 미래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실장은 역사와 오늘이 공존하는 상호보완적 회복을 통해 청와대를 문화유산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실장은 "파리가 개선문을 중심으로 방사형 모양을 하고 있다"며 "서촌은 공연문화예술, 북촌과 서촌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고궁박물관, 선재미술관 등 수많은 갤러리를 통해 시각문화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들어 클러스터의 개념이 바뀌고 있는데, 생산과 소비를 포괄하고 자국민의 문화뿐 아니라 세계인을 끌어들이는 문화 장소로, 도시 상징으로, 문화적 위상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개념으로 청와대를 활용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 "대통령실이 이사하면서 청와대 앞길이 뚫리면서 북촌과 서촌이 연결될 수 있는 큰 흐름이 형성됐다"며 "이번 기회에 동서로 단절된 청와대와 경복궁이 연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 인근에는 이미 문화공간이 과도한 상태여서, 청와대와 부속 공간에 대학교를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서울의 미래포럼'에 참석해 '문화예술로 본 서촌의 미래'란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장민수 서촌주거공간연구회 대표는 "청와대 인근 서촌의 문화 공간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청와대의 자연환경과 조경 등이 잘 돼 있는데, 역사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시설을 부분적으로 유지하고 고쳐서 대학을 유치하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조감도를 보면 대학 캠퍼스 느낌인데, 서촌의 경쟁력을 생각할 때 대학을 유치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청와대 경호대, 부속청사 등 시설들도 다 붙어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촌에 있는 한옥과 관련한 서울시의 대책도 나왔다. 김유식 서울시 한옥정책과장은 "(서촌에는) 한옥이 660동 있다"며 "한옥의 78%가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2001년부터 한옥을 수선하고 신축하는 비용을 지원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465억원이 지원돼 있는데, 하드웨어 지원뿐만 아니라 홍보 콘텐츠 개발도 제공하고 있다. 서촌이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지정돼 곧 활성화 계획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5년까지 추진될 예정인데, 주요 사업 내용은 한옥 등 수리 지원과 경관 개선 사업을 하면서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도로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오픈스페이스와 휴게 공간, 주차장 조성 등 생활기반 조성 사업이 주요 내용"이라고 말했다.

보행 친화적인 청와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정현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는 "북촌과 서촌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보행 친화적으로 바뀌고 경복궁과 청와대 권역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필요가 있다"며 "나머지 조선시대 터들이 상징적으로 복원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광화문 광장부터 경복궁, 청와대, 북악산, 한양도성까지 가장 중요한 역사 축이 연결될 수 있다"며 "나머지 청와대와 연관된 문화를 즐기고 공연장, 미술관, 도서관, 공공시설 등 즐길 공간 활용해 청와대 권역을 넓게 복합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