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와 휴대전화 유심 바꿔 낀 정황도 포착
밀항 가능성 높아 공개 수배 등 체포에 총력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쫓고 있는 검찰이 도주를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김 전 회장 조카의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하는 등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3일 서울남부지검은 전날 김 전 회장 조카 A씨의 서울 자택에서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를 압수해 도주 경위와 경로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A씨가 자신의 차량으로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친족의 도주를 도운 경우에는 범인도피죄로 처벌할 수 없도록 한 형법(친족간의 특례)에 따라 A씨를 체포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도주 과정에서 A씨와 휴대전화 유심을 바꿔 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밀항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얼굴 사진을 배포하고 공개 수배하는 등 체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등을 통해 밀입국 브로커와 연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 전 회장은 11일 오후 1시 30분께 경기도 하남시 팔당대교 부근에서 보석 조건으로 차고 있던 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했다.
그는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해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도주한 시점은 해당 사건의 결심 공판이 열리기 약 1시간 30분 전이다.
검찰은 최근 김 전 회장이 이 재판에서 중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중국 밀항'을 준비하는 정황을 포착해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달 26일 보석 취소를 법원에 청구한 바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김 전 회장이 도주한 뒤인 오후 2시 50분께 검찰의 보석 취소 청구를 뒤늦게 인용했다. 결심 공판은 다음 달 6일로 연기됐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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