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원자재 확보를 위해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광산업체 겸 원자재 거래회사인 글렌코어의 지분 인수를 논의했다고 3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외신들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글렌코어 지분 10~20% 매입하는 예비 논의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게리 네이글 글렌코어 CEO가 올 3월 실적 설명회(로드쇼)를 위해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있는 테슬라 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머스크와 인수와 관련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의는 이끌어 내지 못했다.
당시 합의 불발은 글렌코어의 광범위한 탄광사업이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환경목표와 양립할 수있는지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콩고, 호주, 캐나다 등에 광산을 보유하고 있는 글렌코어는 전세계에서 코발트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회사로,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를 비롯해 BMW, 제너럴 모터스(GM)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 글렌코어와 콩고 광산에서 생산하는 6000톤 규모의 코발트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글렌코어로부터 공급받는 코발트는 중국 상하이 공장과 베를린 공장에 투입해왔다.
머스크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기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채굴·제련 사업을 직접 뛰어들겠다는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적 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트위터 통해 리튬 가격이 2021년 초 이후 8배나 상승했다고 언급하며 "(리튬) 고비용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테슬라가 실제로 채굴, 제련 사업에 직접 뛰어들어야 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머스크가 광산업체나 원자재 거래회사에 실제로 투자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전기차 생산량이 급증하고 완성차 업체간 원자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현실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정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블룸버그 통신과 CNBC 등은 지난달 테슬라가 텍사스주정부에 서류를 통해 리튬 정제시설을 설립하기 위한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승인을 받으면 2년 내 가동을 목표로 4분기 내 착공이 가능하다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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