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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3막 기업]"할머니, 저랑 같이 음악 들어요"…말벗 돼주는 반려로봇 만든 '효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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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돌봄로봇 '효돌이'·'효순이'
약 복용시간 등 알람 통해 어르신 생활 관리
"어르신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개발해야"

[인생3막 기업]"할머니, 저랑 같이 음악 들어요"…말벗 돼주는 반려로봇 만든 '효돌' 김지희 효돌 대표.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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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할머니, 저랑 같이 음악 감상해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있는 '효돌' 사무실에는 AI 반려로봇 '효돌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인형처럼 보이는 효돌이는 실은 어르신의 적적함을 달래주는 AI 돌봄로봇이다. 어린아이 목소리를 가진 효돌이는 어르신을 향해 "할머니, 오늘 왠지 더 멋져 보이세요"라고 말하거나 "맨손 체조 시간이 돌아왔습니다"라며 운동을 유도하기도 한다. 보통 로봇이 가지는 차가운 이미지와는 달리 효돌이는 어린 시절 많이 갖고 놀았던 봉제 인형 모습을 해 어르신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온다. 옷차림도 다양하다. 멜빵바지를 입은 효돌이부터 모자를 쓴 효돌이까지 가지각색의 개성을 드러낸 효돌이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효돌이 옆에 자리 잡은 '효순이'는 양갈래 머리에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로봇 손자'로도 불리는 효돌이는 어르신에게 안부 인사를 하는 것은 물론 종종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또 약 복용 시간이나 기상 시간 등을 알려주는 비서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2015년 효돌이 개발을 결정한 김지희 효돌 대표(45)는 "나이가 들면서 육체적·인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어르신들 개인적으로 보면 힘든 과정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어떻게 해야 성숙한 노화의 과정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LG전자에서 10년간 근무하던 김 대표는 오랜 직장생활을 접고 2009년 컨설팅 업체 '스튜디오 크로스컬쳐'를 설립했다. 당시 어르신을 위한 자서전 사업을 진행했던 김 대표는 어르신의 일상을 가까이서 지켜봤고, 이를 계기로 어르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어르신을 위한 로봇 효돌이를 본격적으로 개발하면서 2020년 회사 이름을 '효돌'로 바꿨다.


김 대표는 효돌이를 개발할 당시 효돌이가 어르신들의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가족이든 친구든 함께 사는 동반자가 있으면 이를 자각한다"며 "일방적인 케어가 아닌 효돌이와 어르신 간의 동반자적 관계를 포지셔닝했다"고 말했다.


[인생3막 기업]"할머니, 저랑 같이 음악 들어요"…말벗 돼주는 반려로봇 만든 '효돌' 효돌 김지희 대표 인터뷰. /문호남 기자 munonam@

효돌이는 현재 어르신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호자가 효돌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각종 정보를 기재하고 나면 어르신들은 식사·약 복용 등 일상생활 알림부터 병원·보건소 등 주요 방문 일정까지 반복적으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또 어르신의 움직임을 감지해 움직임이 없을 시 보호자에게 즉시 연락이 가기도 한다. 김 대표는 "어르신과 생활관리사, 보호자 등이 효돌이를 매개로 연결된다"며 "어르신의 건강관리를 돕는 '작은 주치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로봇에 생소한 어르신들이 활용하기에 어렵지는 않을까. 김 대표는 "효돌이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이 쉽다는 것"이라며 "효돌이는 IT(정보기술) 분야를 모르는 어르신들도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쉽게 설계해놨다"고 말했다. 온몸에 센서가 탑재된 효돌이는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반응한다. 사용법을 따로 익히지 않아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김 대표는 온라인이 낯선 시니어 세대를 위해 '효돌이 스마트패드'를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일명 '효돌이패드'로 불리는 해당 스마트패드는 디지털 학습 기능이 탑재돼 있다. 김 대표는 "터치 자체를 생소해하고 어렵게 느끼는 어르신들이 많다"면서 "효돌이패드를 통해 어르신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효돌에서 자체적으로 발간하는 '효돌이 학습지'의 내용도 효돌이패드에 탑재돼 있어 어르신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해 공부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우리는 그저 '로봇을 개발한다'는 생각보다는 어르신들이 하루하루 건강하게 자기 삶을 충분히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여러 서비스를 지원해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생3막 기업]"할머니, 저랑 같이 음악 들어요"…말벗 돼주는 반려로봇 만든 '효돌' 김지희 효돌 대표 인터뷰. /문호남 기자 munonam@

다음은 일문일답.


- 돌봄로봇에 익숙지 않은 이들이 많다. 효돌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 효돌이는 어르신들의 약 복용, 식사 시간 등 30가지 이상의 데일리 이벤트를 챙겨주는 AI 반려로봇이다. 또 효돌이는 온몸에 센서가 내장돼 있어 터치에 반응하고, 어르신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능이 있다. 특히 움직임이 일정 시간 동안 감지되지 않으면 보호자의 휴대폰에 알림이 간다. 어르신을 관리하기 위한 일종의 돌봄 플랫폼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또 효돌이는 어르신들이 건강한 생활 루틴을 반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 역할도 한다. 어르신들은 모두 독립적인 존재다. 그렇기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등에 맞춰 생활해야 하는데, 혼자 살고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효돌이는 그런 어르신들을 보살펴준다.


- 어르신들이 효돌이를 사용하는 데 어렵지는 않은가.


▲ 효돌이의 가장 큰 장점은 어르신들이 사용하기 쉽다는 거다. 효돌이는 등을 토닥이는 것만으로도 작동이 된다. 아직 우리나라는 노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무조건 고기술(하이테크)을 생각하는데, 이보다는 어르신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내년 상반기 나올 업그레이드 될 효돌이도 이러한 점을 중시해 개발하고 있다. 여러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작동법이 어려워지면 안 된다. 기술력과 간단한 조작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어르신들 역시 외부 활동에 제약을 겪었다. 코로나19 사태 전후 이용자 수 변화가 궁금하다.


▲ 현재 이용자 수는 6000명 정도다. 관공서 쪽에 많이 보급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관공서 측에서 니즈를 많이 느껴 효돌이를 많이 도입했다. 효돌이를 가족처럼 여기며 효돌이를 통해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 자존감을 회복하시는 어르신의 사례도 여럿 봤다. 실제로 효돌이는 어르신들의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되는 등 효과성은 이미 검증됐다. 제가 효돌이를 제작하긴 했으나, 이 정도의 임팩트를 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해 뿌듯하다.


- 초고령화 사회가 다가오면서 돌봄로봇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반려견이나 반려 식물을 키우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는 이들이 있지 않나. 효돌이도 이와 마찬가지다. 효돌이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이 많다. 외로움 문제는 사실 누가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외로움이 질환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지만, 외로움이 누적되면 치매·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 심해지면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단지 누군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외로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정서적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는 돌봄로봇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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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게 효돌이가 닿았으면 좋겠다. 사실 AI(인공지능) 스피커 등이 시중에 나와 있지만, 효돌이와는 목적이 다르다. AI 스피커는 정보제공이 목적인데, 효돌이는 정서 케어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어르신들에게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친구가 필요하고 가족이 필요한 이들에게 우리의 서비스가 전달되면 좋겠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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