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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카드·캐피탈사 '비명'…"신규 대출은 언감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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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PF-ABCP 디폴트 선언 방아쇠 역할…여전채·CP 등 줄줄이 경색

[돈맥경화] 카드·캐피탈사 '비명'…"신규 대출은 언감생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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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시중 자금이 말라붙는 '돈맥경화' 현상이 본격화 되면서 카드·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신기능이 없는 만큼 자금조달을 채권시장에 의존하는데, 여전채·기업어음(CP)·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발행이 꽉 막힌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업계선 당국이 검토 중인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확대를 통해 자본시장의 경색 국면을 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21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0월 들어 전날까지 기타금융채(카드·캐피탈채)의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2조447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9월 전체 순발행액(-1조5120억원)을 불과 20일도 지나기 전에 넘어선 것이다. 올해 들어 기타금융채 순발행액은 1분기 5조2247억원, 2분기 3조6894억원, 3분기 2조2555억원으로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3분기까지는 플러스였지만 4분기엔 마이너스가 될 전망이다.


기타금융채 순발행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론 갈수록 어려워지는 조달 환경이 꼽힌다. 연초부터 기준금리가 급등하고 시장 상황이 악화되며 신용도가 높은 국공채·특수채 등으로 기관투자가의 투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한국전력공사가 발행하는 한전채가 연초부터 대거 시장에 풀리기 시작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전채는 일반적으로 시장에선 국채와 같은 대접을 받는다. 한전채 3년물 금리는 전날 기준 5.712%로 여전채 AA+등급 3년물 금리(5.937%)와 불과 22bp(1bp=0.01%) 차이에 그친다.


조달 사정이 빠듯해지며 여전채 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날 기준 여신금융채 AA+등급 3년물 금리는 5.937%로 연초(2.420%) 대비 350bp(1bp=0.01%) 넘게 올라 6%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외 AA-와 A등급 3년물 금리는 각각 6.159%, 6.864%로 6%대를 넘어섰고, BBB등급은 9.788%로 10%대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여전사들은 CP, ABS 등으로 조달처를 다변화 하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선 변동금리부채권(FRN) 발행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카드채 중 FRN 비중은 1분기 24%에서 2분기 46%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시장금리에 따라 이자율이 변동하는 FRN의 특성상 금리상승기에는 발행자에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불가피한 선택을 한 셈이다.


특히 이같은 돈맥경화 현상에 방아쇠를 당긴 것은 강원도의 레고랜드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정부·지자체 보증마저 믿을 수 없단 심리가 확산되며 CP, 회사채, 여전채 시장까지 연쇄적으로 신용 위기 국면에 내몰린 것이다. 중견 여전사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하는, 사실상 정부가 보증하는 ABCP에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가 무너진 점이 크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이 도래하면서 여전사들도 신규 사업 중단 및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양새다. 상위권 카드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지만, 채권 금리가 더 오르고 차환발행이 어려워지면 마케팅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신용판매 규모도 줄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카드사에 비해 신용도가 낮은 캐피탈사들은 이미 씨가 마른 자금줄에 신규 사업의 문을 닫고 있다. 중소 캐피탈사 한 고위관계자는 "대부분의 캐피탈사들이 신규 기업·투자금융을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고, 오토론 등 리테일 영업도 제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형사들도 차환이 어려워지면서 상환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부동산 PF 대출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는 내년 위기설에도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캐피탈업계는 최근 오토론 등 본업인 리테일 영업 대신 기업금융(IB), 투자금융 부문에서 파이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브릿지론 등 부동산 PF 대출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저 신용등급 캐피탈사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 PF 대출 비중은 올 상반기 말 기준 64.4%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앞선 보고서를 통해 "캐피탈사 부동산 PF 대출의 '건당 평균' 잔액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105억3000만원에 이른다"면서 "개별 PF 대출이 부실화될 경우 그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돈맥경화 현상을 다소간이라도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당국이 채권시장의 경색을 막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가동을 검토 중인 가운데, 채안펀드를 통해 여전채를 일부 매입해 준다면 여전사의 타이트한 조달 상황도 다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여전업계서도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발표된 1조6000억원 수준으론 현재의 돈맥경화 현상을 완화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최소 5조~6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신속하게 투입해 시장 상황을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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