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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가족의 유산 중 좋은 것만 받을 수 있을까요?"[2022 여성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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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시작한 '일간 이슬아', 7년간 글 쓰고 출판사 세워
드라마 판권 팔기, 대출 상환이 당면 목표 … "사랑과 우정에 관해 끝없이 공부"

이슬아 "가족의 유산 중 좋은 것만 받을 수 있을까요?"[2022 여성포럼] 이슬아 작가가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여성리더스포럼'에서 '연재 노동자에서 가녀장까지'란 주제로 기조강연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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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가족의 유산 중 좋은 것만을 물려받을 수 있을까요? 가족을 사랑하면서도 그들로부터 멀리 갈 수 있을까요?" 19일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2 여성리더스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슬아 작가가 던진 물음이다. 남성 중심적인 한국 가족의 모습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메시지다. 빚을 갚기 위해 시작한 ‘일간 이슬아’ 프로젝트로 출판사를 직접 세우기도 한 이 작가는 뿌리 깊게 박혀있는 가부장 제도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졌다.


이날 연설에서 이 작가는 ‘가녀장’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했다. 가녀장은 가부장이라는 단어에서 ‘아비 부(父)’ 대신 ‘여자 녀(女)’를 넣은 말이다. 집안에서 돈을 벌어오는 본인의 역할을 가녀장으로 표현해 당연하게 여겨지는 가부장 제도를 유쾌하게 비틀었다. 자신의 첫 장편소설인 ‘가녀장의 시대’에도 차용했다.


이 작가가 처음부터 글을 잘 썼던 건 아니다. 이 작가는 "글쓰기에는 우연과 필연이 모두 있다"면서 "글방에서의 반복과 연마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이슬아 작가는 어딘이라는 스승을 맡나 일주일에 한 번씩 약 7년간 글을 썼다. 글방에서는 수련생들의 글을 읽고 합평이라 불리는 살벌한 피드백이 오갔다. 이 작가는 "많이 읽는 어린이에서 많이 쓰는 어른이 된 것 같다"며 "닮고 싶은 글쓰기 교사들과의 만남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작가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일간 이슬아 프로젝트다. 일간 이슬아는 한 달에 만원을 내면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이 작가의 글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출판사나 지면의 도움은 따로 없다. 2018년 2월 학자금 대출 2500만원의 상환이 시작되자 이를 갚기 위해 추진했다. 이 작가는 "고구마 박스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일종의 문학 직거래로 최초의 메일링 구독 서비스"라면서 "학자금 대출을 갚으려다가 전업 작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좋아서 시작한 글쓰기에도 "기쁨과 슬픔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수익을 나누지 않아도 되고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싶은 만큼 쓰는 게 장점"이라면서 "독자와의 거리도 가깝고 이보다 좋은 훈련은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간 마감의 괴로움이 있고 플랫폼 없이 혼자 감당하는 업무들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일간 이슬아가 홈런을 치면서 이 작가는 ‘헤엄출판사’를 설립했다. 작가가 본인 1명인 출판사로 시작했다. 이 작가는 "작가의 인세가 어떻게 겨우 10%일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면서 "현재 출판 생태계를 간신히 배워가며 운영 중이다"고 얘기했다(헤엄출판사는 2018년 올해의 독립출판물 1위, 2019년 올해의 루키출판사 1위에 올랐다).


독특한 점은 출판사에 부모님을 정식으로 고용했다는 점이다. 이 작가는 "어머니에게 기사식당이 아닌 내 출판사에서 일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얘기했다. 출판사에서 이 작가의 역할은 책 집필과 제작, 기획·디자인까지다. 아버지인 ‘웅이’와 어머니인 ‘복희’가 나머지 일을 도맡는다. 복희는 발주 및 재고 관리와 각종 스텝 일을, 웅이는 트럭 운전과 책 나르기, 출판사 청소 등을 담당한다.


이 작가는 헤엄출판사에서 자신의 글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작가는 "주제의 경우 나에게서 더 많은 타자로 확장이 이뤄지고 있고 장르 면에서는 인터뷰와 서간문, 픽션 등을 쓰고 있다"면서 "걸출한 동료 작가들의 글을 소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시각 장애인 독자를 위한 음성지원과 다양한 예술가와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고 언급했다.



이 작가는 자신의 장래 희망으로 ‘드라마 판권 팔기’와 ‘집안의 대출금 상환’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이 작가는 "전성기를 갱신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며 "사랑과 우정에 관한 끝없는 공부를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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