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할 수 있고, 그녀도 할 수 있는데, 나라고 왜 못 하겠어? 세계 최고를 꿈꿔라.”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19일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2여성리더스포럼'의 기조연설을 맡은 켈리 최(본명 최금례·54) 켈리델리 회장의 말이다. 영국 부자 상위 0.1%에 이름을 올린 한국 출신 여성이자 유럽 12개국 1200개 매장에서 연 매출 6000억원을 올리는 세계적인 기업 켈리델리의 수장인 그는 한국 여성 리더들을 향해 ‘더 큰 꿈을 꾸고 더 큰 가치를 만들라’고 강조했다.
연설에서 그는 경계를 허물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 것을 당부했다. 그의 첫 경계 넘음은 서울 상경이었다. 1968년 전북 정읍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그는 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경험했다. 어려운 형편으로 고등학교 진학이 어렵게 되자, 혈혈단신 상경해 주경야독의 길을 택했다. 공장의 배려로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학교에서 공부하며 꿈을 키웠다.
이후에는 동료이자 동창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국경의 경계를 허물었다. 일본과 프랑스로 떠나 (패션 사업을 거쳐) 외식사업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국가, 언어, 비전문가의 경계에 갇히지 않고 발로 뛰면서 멘토를 찾고 도전에 나섰다. 그런 노력 끝에 초밥의 대가 야마모토 선생을 만난 초밥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그는 “성공확률이 1%라고 해도 포기하지 마라. 450회 도전하면 성공확률이 99%나 된다”며 “내가 갈 수 있는 최대치를 이룬 청사진을 시각화하며 꿈을 이루라”고 조언했다. 이어 “인간은 3초마다 새로운 생각을 하고, 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정적 생각을 몰아내고 긍정적 생각으로 채울 필요가 있다”며 “청사진 시각화로 중장기(5~10년) 꿈을 이뤘을 때 가장 원하는 순간을 사진 한 장으로 남기고, 영화감독 시각화로 성공 과정을 구상하면 무의식을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한계를 제한하지 말라고도 충고했다. 그는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인 엘리노어 루즈벨트의 말을 빌려 “여성은 티백과 같다. 뜨거운 물에 넣고 나서야 비로소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웰씽커’는 최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삶의 자세다. 웰씽커는 건강한(wealth) 생각을 하는 사람(thinker)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다짐이 핵심이다. 일과 가사의 양립도 여기에 해당한다. 최 회장은 “일과 가사 사이에서 꼭 양자택일할 필요는 없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방법이 있고, 특히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한국 여성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강조하며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들어 협조를 받을 것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 ▲상대 의도를 선하게 받아들일 것을 강조했다. 가사와 육아에 소홀하다는 죄책감에 빠져 상대의 의도를 오해하지 말고, (남편, 가족, 가사 도우미 등)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는 말이다.
상대 말을 오해하지 말라는 내용과 관련해서는 역대 최장수 펩시콜라 최고경영자였던 인드라 누이의 말을 빌려 “다른 사람이 내게 무슨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긍정적인 의도로 받아들여라. 그 후 문제가 되는 사람이나 상황이 얼마나 다르게 보일지 알게 된다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약자가 강자에게 품는 증오, 복수, 질투, 분노인 르상티망을 바로잡아 돈에 관한 위악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꿈꾸는 미래의 리더상은 어떤 모습일까. “미래에는 여성 리더는 없고, 리더만 존재할 것”이란 셰릴 샌드버그의 말처럼 그는 “미래에는 리더 앞에 여성이란 수식어가 붙지 않을 것이다. 오직 리더로 존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성공을 의심하지 않고 100% 믿었더니 자기 결정권을 갖고 남을 도우며, 사회 이익 추구에 앞장서는 ‘부자’가 돼, 남을 도울 수 있는 수단인 ‘돈을 갖게 됐다”며 “내가 해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권면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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