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가 14일 성명서를 내고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를 저버린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원이 전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씨는 "(사망한 동생이) 구명조끼를 하고 팔에 붕대를 감았다는 사실은 작업 중 실족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이를 인지한 국정원, 안보실(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는 사건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원의 중간발표에서 드러난 위법에 대해 검찰은 더욱 강력한 수사를 해야 한다"며 "막대한 세금으로 운용되는 정보자산은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하는데, 은폐와 조작에 쓰였다면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이 사건)관련자들은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며 이들에게 관용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유족을 법률 대리하는 김기윤 변호사는 "감사원 보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와대(국가안보실)의 월북 조작 기획에 따라 국방부·국정원·해양경찰이 월북 조작을 실행한 점이 밝혀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며 서욱 전 국방부 장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에 대해 추가로 고발하거나 구속 수사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57일간 감사를 실시한 결과 문재인 정부 당시 핵심 안보라인이 서해 피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왜곡한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5개 기관에 소속된 20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구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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