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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금리…中企·소상공인 공포 넘어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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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대출이자, 원자재값에 중소기업 자금 압박
소상공인, 지갑 닫을까 노심초사 '제2의 IMF' 우려도
금리 3%로 오르면 도산 위험 소상공인 6만명 늘어

치솟는 금리…中企·소상공인 공포 넘어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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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김종화 기자, 최동현 기자] 엘리베이터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강모씨는 늘어나는 대출이자에 걱정이 태산이다. 승강기 도어만 제작하다 완성품을 제작하는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은행의 융자를 받아 각종 설비를 증설했는데, 2%대였던 금리가 최근 6~7% 정도로 뛰면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진 월 1억원의 이자를 지불하다 몇달 전부터 은행 한 곳에서 원금 일부 상환을 요구해 이달에는 이자와 원급을 합쳐 1억8000만원을 내야 한다. 강 대표는 "요즘은 저금리 정책자금도 지원하지 않더라"며 "시중은행에서 요구하는 대로 이자를 주면서 대출을 연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까지 뛰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엘리베이터의 외장재인 스테인리스 판재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에는 kg당 4000원이었는데 이달 중순에는 5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씨는 "스테인리스 판재만 월 20t가량 사용하는데 판재 값만 매월 2400만원이 더 들어간다"며 "이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건 자영업을 하는 소상공인도 마찬가지다. 서울 금천구에서 3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높아지는 대출 이자에 속을 썩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출 금리가 3%대였는데 현재는 6%대로 올랐다"며 변동금리 대출 이자가 두배 가까이 늘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서 그나마 매출이 늘어날까 기대했지만, 이제는 고금리·고물가와 씨름하고 있다. 단골 손님들과 ‘제2의 IMF가 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나누는 게 일상이 됐다. 이씨는 "물가가 오르면 가장 먼저 줄이는 지출은 외식비가 되지 않겠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버티는 게 강자"라는 中企업계…만기유예도 ‘불안’= 중·소상공인의 시름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설비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은 기업인들은 늘어나는 이자 비용에 허덕이고, 소상공인들은 고공행진하는 물가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까 노심초사다. 코로나 재유행 기세가 완화되면서 경기가 살아날까 전망했지만, 오히려 더욱 거센 찬바람이 불면서 기업을 한계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강씨는 "업계에서 요즘은 버티는 기업이 강자라고 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갑작스런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는 일이 없도록 대출에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문식 부산표면처리협동조합 이사장은 "금리가 오른 만큼 기업들이 필요로 한 적재적소에 유동성은 지원해줘야 한다"며 "대출 조건까지 까다롭게 해버려 유동성을 묶어버리는 게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들이 사드로 어려움 겪다가 코로나 때문에 3년 힘들게 지냈고 지금은 러시아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악재가 이어졌다"면서 "대출을 옥죄지 말고 기업이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치솟는 금리…中企·소상공인 공포 넘어 패닉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근 정부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를 최대 3년 연장하고 상환을 최대 1년 유예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돌리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업계도 잘 알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정부의 5번째 만기 연장 결정으로 일단 급한 불은 껐다"면서도 "만기 연장을 하는 동안 한계 상황에 몰린 기업들이 늘어나 언젠간 뇌관이 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3%로 오르면…소상공인 6만명 도산위험= 한국은행은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3.0%로 ‘빅스텝’을 취하면 소상공인 약 6만명이 추가로 도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지난달 28일 ‘금리인상에 따른 부실 소상공인 추정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2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최근 5년간 1개 분기에 부실이 한 번 이상 발생한 사업자는 약 25만개로 전체의 40%로 집계됐다. 즉,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사업을 하는 5년 동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한 차례 넘게 있었다는 뜻이다. 문제는 부채로 비용을 충당하면서 부실 상태로 영업을 지속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부실에 진입한 뒤 1년 이상 부실 상태로 영업을 지속하는 ‘한계 소상공인’ 비중은 31%에 달했다.

치솟는 금리…中企·소상공인 공포 넘어 패닉 2022년 기준금리 추이(단위=%)

연구를 맡은 정은애 중기연 연구위원은 "소상공인은 전체 기업체의 90% 이상을 차지하지만 대·중소기업에 비해 더 취약하다"며 "부실이 발생할 경우 그 규모가 매우 크고 사회에 전파되는 파장 또한 크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의 부실은 가계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부실 소상공인에 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은 법인과 달리 폐업을 하면 부채를 모두 갚아야 하거나 개인부채로 전가된다. 부채에 몰린 소상공인이 폐업해 극빈층, 신용불량자 등으로 전락한다면 우리 사회가 지는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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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금리와 물가, 두 변수의 변화에 따라 한계 소상공인 비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시나리오별로 살펴봤다. 그 결과 현재 2.50% 기준금리에서 한계에 처한 소상공인 비중은 1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스텝으로 금리가 2.75%로 인상되면 한계에 처할 소상공인은 비중은 17.7%, 빅스텝으로 금리가 3%로 인상되면 한계에 처할 소상공인은 비중은 18.2%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3% 인상 시 개인사업체는 약 86만4000개, 소상공인은 124만3000개가 4분기 연속 영업이익으로 부채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추정됐다. 기준금리 2.50%일 때보다 개인사업체 약 4만개, 소상공인은 5만9000명이 각각 늘어난 숫자다. 정 연구위원은 "부실·한계 소상공인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유형별 지원 기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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