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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위기론]④'수출 효자'는 옛 말…역성장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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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악화일로'...기댈 곳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 뿐

[K-반도체 위기론]④'수출 효자'는 옛 말…역성장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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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반도체 수출 호황은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악재가 쏟아지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을 주도해온 반도체 산업에는 강한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하반기 실적 부진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2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보다 15~20%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3~1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는데, 4분기에는 이보다 낙폭이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업황이 빠르게 악화하는 메모리 반도체 품목은 비단 낸드플래시뿐만이 아니다. 트렌드포스는 앞서 D램 가격 역시 4분기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10~15% 떨어진 후 추가 하락한다는 예상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분기 기준으로 74%에 이르고, SK하이닉스는 97%로 절대적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은 두 회사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반도체 수출액은 690억2000만달러로 전체 수출(3503억달러)의 19.7%를 차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반도체 수출액은 107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7.8% 줄었다. 반도체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무려 26개월 만이다.


이제 기댈 곳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뿐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강달러로 얼마나 실적 부진을 상쇄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전자 업계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주요 결제 통화가 달러인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만으로 지난 2분기 약 1조300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고 밝힌 바 있다. 또 SK하이닉스 역시 약 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요 둔화로 수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린 데다 원자재나 물류비 등 원가 부담이 커지는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효과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은 지난해 대비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평균 12조8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줄어들 전망이다.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삼성전자는 2019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8% 급감한 2조5512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전망치(4조7720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둔화와 가격 약세는 PC·스마트폰·서버 등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와 내년 경기둔화를 우려한 고객사의 보수적인 재고 정책 때문"이라며 "메모리 가격 약세는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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