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신축빌딩 6층에 있는 '에버영코리아' 본사에는 백발이 성성한 직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를 보거나 피곤함을 떨치기 위해 종이컵에 커피를 타 마시는 이들 모두 백발의 어르신이다. '평등'이라는 글자가 적힌 회의실 안에서는 열띤 토론을 벌이는 어르신들이 있고, '발전'이라는 글자가 적힌 교육실 안에는 컴퓨터를 통해 열심히 업무를 배우는 어르신들을 볼 수 있다. '백발'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여느 회사와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
에버영코리아는 정은성 대표(61)가 2013년 설립한 시니어 전문 IT 기업이다. 현재 직원 수는 320명에 달한다. 시니어 인력의 주요 업무는 모니터링으로, 네이버 카페 및 블로그 등에 올라오는 부적절한 게시물을 직접 걸러내 처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근무시간이 하루 4시간씩 주 20시간으로, 일반 기업보다 짧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일반 직장인과 다를 바 없다. 현재 직원 중 최고령자는 2014년 8월 입사해 8년 넘게 회사에 다니는 1947년생(만 75세) 남성이다. 이 직원 또한 모니터 앞에 앉아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금은 사무실에서 간간이 젊은 직원들을 볼 수 있지만, 회사 설립 초기만 해도 청년 직원은 없었다. 에버영코리아의 직원 평균 연령이 60대이고, 정년은 100세다. 정 대표는 시니어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채용 과정에서 ‘55세 이상’이라는 나이 제한을 뒀고, 2015년엔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난 후 제한을 없앴다. 정 대표는 “나이 차별을 없애자고 만든 회사지, 시니어 세대를 우대하고자 만든 기업은 아니다. 창립 초기에는 시니어 세대를 고용하는 기업이 많이 없었을 때라 제한을 뒀었다”며 “현재 젊은 직원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그 수가 적다”고 말했다.
나이차별·학력차별·성차별이 없는 사회를 꿈꾸는 정 대표는 기업의 핵심 가치로 세 가지를 내세웠다. 바로 평등·발전·공유다. 정 대표는 평등의 원칙하에 별도의 대표실도 마련하지 않았다. 그는 직원들과 똑같은 업무용 책상과 명패를 사용하며, 자리는 사무실 입구 바로 옆이다. 정 대표는 “문과 가까울수록 하석이라고 하지 않나. 회사와 직원 간 평등한 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에버영코리아에 입사하기 위해선 서류전형과 실기시험, 면접 등을 통과해야 한다. 간단한 과정은 아니지만, 경쟁률은 꽤 높다. 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때도 있다. 정 대표는 “일과 삶을 균형 있게 보내고 싶어하는 시니어 세대가 많은 것 같다”며 “시니어 직원들은 퇴근하고 나면 취미생활이나 종교활동 등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일과 자기 생활을 병행한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직원들의 만족도는 80%이상이라고 한다. 황명호 에버영코리아 브랜드디자인팀장(65)은 "젊은층은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퇴사할 수 있지만, 시니어 세대는 급여를 떠나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만족을 느껴야 한다"며 "업무 자체가 깨끗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기에 자부심을 가지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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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일문일답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차별들이 있나.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만류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IT와 시니어, 두 단어 사이 괴리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재 직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업무가 궁금하다.
시니어 직원들이 하기에 업무 난이도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시니어 직원들의 만족도는.
사내 동아리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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