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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가 지배하는 원자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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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원자재 현물지수 8개월만에 최저치…경기 침체에 수요감소 불안감
'원자재 가격 하락→무역 감소→경기 둔화' 강달러로 이어지는 악순환 우려
美·英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급등…동시다발적 악재에 경기침체 위험 높아져

공포가 지배하는 원자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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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강달러와 세계 경기 침체 공포감에 원자재 시장이 급락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원자재 수요가 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달러의 초강세는 세계 경제 침체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원자재 구매 비용도 상승시켜 원자재 가격 하락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달러 둠 루프(Doom Loopㆍ파멸의 고리)’가 시작되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원자재 지수 8개월 만에 최저=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경기 침체 공포 탓에 원자재 시장 지수가 8개월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지수는 1.6% 하락한 534.2를 기록, 지난 1월24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6월 고점에 비해 22%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상승폭을 모두 까먹었다.


대표 원자재인 원유 가격이 지난 1월3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2.03달러(2.58%) 하락한 배럴당 76.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의 초강세가 원자재 가격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 강세는 다른 통화 가치를 끌어내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인플레이션은 세계 경제를 침체 국면으로 밀어 넣어 원자재 수요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불안감이 원자재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 강세는 그 자체로도 원자재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원자재 구매 계약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원자재 구매 비용이 커진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산업용 원자재인 구리 가격도 2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0.8% 하락한 t당 7375달러를 기록했다. 7292.5달러를 기록한 7월21일 이후 최저치다. 이날 기준 LME의 구리 재고량은 12만9000t으로 지난 15일 이후 10여일 만에 25%나 급증했다.


알루미늄 가격도 t당 2139달러까지 떨어지며 18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기록한 사상최고치 t당 4073.50달러에서 절반이나 미끄러졌다.

공포가 지배하는 원자재 시장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짓누르는 킹달러…혼란 속 국채금리 급등= 달러 초강세는 이날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영국 파운드화 환율이 사상 최저수준인 1.03달러까지 급락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앞서 영국 정부가 50년 만에 최대 폭 감세 정책을 발표하자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한 시장의 파운드화 투매가 잇따른 탓이다. 이 과정에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구두 개입조차 통하지 않았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시 회의를 열어 즉각 행동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은 오히려 이 발언에 실망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올해 들어 파운드화 가치가 미 달러 대비 22% 떨어졌으며 연말에는 1파운드가 1달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파운드화의 폭락은 달러 초강세를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114.6을 넘어서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BBDXY) 역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블룸버그통신은 "달러가 모든 단일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이른바 ‘달러 둠 루프’가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둠 루프는 강달러가 글로벌 제조업 경기를 둔화시켜 원자재 가격 하락 → 글로벌 무역 감소 → 경기둔화 우려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골자로 한다.


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영국발 금융시장 불안으로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무려 42bp(1bp=0.01%포인트) 치솟았다. 미 10년물 금리는 3.9%를 넘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강달러에 무게를 싣는 매파 발언도 이어졌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둔화 가능성에도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또한 장기간의 통화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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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각국의 동시다발적 고강도 긴축에 강달러 등 악재가 겹치며 침체 리스크가 한층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수석 주식전략가는 "달러 강세는 역사적으로 금융 위기나 경제 위기로 이어졌다"라며 "어떤 것이 무너질지를 경계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면, 바로 지금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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