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본에서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유튜브 프리미엄 등 글로벌 구독 서비스 가격이 한국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돼 기업들이 가격 책정 시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엔화 가치 하락까지 영향을 주면서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구독료가 낮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주요 20개국 및 지역(G20)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 등 일부를 제외하고 17개국 평균 구독료를 비교해본 결과 일본이 평균 937엔(8월 25일 환율로 환산)으로 전체 9위를 기록했다. 구독 항목에는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프리미엄,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6개 서비스가 포함됐으며 가격은 가장 저렴한 유료 서비스를 한 달 구독하는 것을 기준으로 계산됐다.
이에 따르면 가장 구독료가 높은 국가는 영국(1507엔)이었으며 미국(1479엔), 독일(1319엔) 순이었다. 가장 구독료가 낮은 국가는 터키로 174엔을 기록, 영국의 9분의 1 수준이었다. 한국은 978엔으로 일본보다 한 단계 위인 8위로 집계됐다. 니혼게이자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밑도는 한국과 이탈리아보다도 일본의 구독료가 저렴했다"라고 전했다.
일본의 구독료가 G7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한 배경에는 장기간 유지된 디플레이션과 엔저 현상, 경쟁 환경의 차이 등이 있다. 시장분석기관 가트너의 후지와라 츠네오 애널리스트는 "서비스 수급 이외에 각 국민의 지불 능력에 따라 기업 측이 명확한 가격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라면서 "오랫동안 임금이 정체된 일본에서 사용자가 가격 인상을 버티기 어렵다고 각 사가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6개 서비스 모두 G7 국가 중 구독료가 가장 낮았다. 특히 아마존 프라임의 경우 월 500엔으로 인도네시아, 멕시코, 남아프리카보다도 가격이 더 낮아 17개국 중 5번째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이 2019년 월 400엔에서 인상을 단행했지만, 미국에서 지난 2월 월 구독료를 14.99달러로 인상, 엔화로 환산하면 2000엔을 넘긴 점을 고려하면 아직 일본에서는 구독료가 크게 저렴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구독료도 일본에서 지난해 880엔에서 990엔으로 인상했지만, 미국의 70% 수준에 불과했다.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 미국은 최근 2년 새 두 차례 인상을 단행해 구독료가 2700엔대로 올라섰으나 일본은 아직 1980엔에 불과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넷플릭스 구독료가 1163엔으로 일본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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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는 "해외 기업의 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향후 일본 내에서 각 서비스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후지와라 애널리스트는 "향후 구독료가 엔화 약세나 물가 상승 영향을 피할 순 없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저렴한 상황은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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