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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美 태양광]③국내 업계 수혜라지만 실속은 中?…"국내 산업생태계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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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의 최대 수혜 대상은 ‘재생에너지’다. 지원액의 40% 이상인 1603억달러가 재생에너지에 대한 세액 공제에 해당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과 기후변화 대응을 법안의 근거로 내세웠지만, 속내는 재생에너지 선두주자인 중국과 경쟁에서 신규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유치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진 미국의 의도대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투자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태양광 산업은 화석연료 기반의 경제체제인 미국의 미래 에너지믹스(전력 발생원의 구성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예정으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중국 견제로 인해 국내 태양광 업계에 더할 나위 없는 호기가 찾아왔다. 다만 태양광 주요 공급망을 중국에 의존하는 현실은 풀어야 하는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인플레 감축법 대응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산업 정책 방향에 대해 조명해 봤다.
[뜨거운 美 태양광]③국내 업계 수혜라지만 실속은 中?…"국내 산업생태계 살려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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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친환경 에너지에 대해 수백 조 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으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태양광 패널 산업의 패권이 어디로 흐를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원 대상에 제외된 중국 업체들의 공백으로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수혜를 보리라는 기대가 커지면서도 원료, 소재 공급망을 대부분 의존하는 처지에 실속을 차릴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中 제재 수단·명분 마땅찮은 美 태양광…결국 과실은 中 몫?=6일 업계와 미국 정부 등에 따르면 인플레 감축법은 향후 10년간 재정 적자를 약 3000억 달러 삭감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최저세율 15% 도입, 전기차 등 친환경차 구입에 대한 세액공제, 재생에너지 투자촉진 세액공제 등이다.


다만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전기차 제조에 쓰이는 부품·광물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생산해야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과 차이가 난다.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태양광 공급망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현실 탓이다.


미 정부는 세부 가이드라인을 연말까지 확정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4년전부터 미국 정부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매겨왔다는 점 때문에 중국산 태양광 장비에 대해 추가적인 수입 제한 조치나 배제 수단을 동원하기 힘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태양광 관세’는 도널드 트럼프 전임 정부가 2018년 세계시장을 장악한 중국산 패널을 견제하기 위해 30%의 고율 관세를 수입산 패널에 매기면서 시작됐다. 값싼 중국산이 미국 시장에 유입돼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는 논리로 미 무역법 201조에 근거한 ‘세이프가드’를 발동시킨 것이다. 대신 관세율은 부과 기간인 4년(2022년까지) 동안 15%까지 점진적으로 낮춰왔다. 특히 올 2월에는 태양광 패널 등 수입 태양광 장비에 대한 15%의 관세를 4년 뒤인 2026년까지 연장해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수입 제한 쿼터는 종전의 2배로 늘었고 핵심 부품인 ‘양면 패널’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알맹이는 전부 중국에 내줬다’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중국 태양광 산업이 관세 부담을 안고 있긴 하지만, 인플레 감축법 발효에 따라 미국 태양광 산업 성장의 과실이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조건인 셈이다.


중국은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아시아 57%, 유럽 21%, 미국 16% 순으로 태양광 산업을 이끌고 있다. 신규 설치 기준 중국은 54.9GW로 선두에 있다. 중국 태양광 산업은 정부의 강력한 추진 및 지원, 공급망 내 높은 점유율 등을 기반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태양광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는 매우 높은 상태로 현재 폴리실리콘(72%), 잉곳(98%), 웨이퍼(97%), 셀(81%), 모듈(77%)에 달한다.


[뜨거운 美 태양광]③국내 업계 수혜라지만 실속은 中?…"국내 산업생태계 살려야" 한화큐셀이 건설해 운영 중인 미국 텍사스주 168MW급 태양광 발전소. 사진제공=한화큐셀


◆공급망 내준 韓 태양광…전문가들 "국내 산업 생태계 보호·육성해야"=국내 기업들도 중국산 제품의 물량 공세에 밀려 하나둘씩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해 온 웅진에너지는 2019년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SKC는 2020년 태양광 보호 필름인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 시트 사업을 접었다. LG전자가 태양광 모듈 사업을 접으면서 국내 태양광 패널 관련 대기업은 한화큐셀과 현대에너지솔루션만 남았다.


이에 정부는 온실가스 총량을 계량화하고 검증하는 탄소인증제를 도입하며 국산 태양광 모듈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 또한 석탄 이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 추후 실효성이 없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과 교수는 인플레 감축법으로 국내 태양광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서 의문을 보였다. 유 교수는 "(인플레 감축법이)미국 현지에서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는 소수의 기업에게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면서도 "국내에만 공장을 갖고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은 실제로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형태라 수혜를 받기 힘드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태양광 산업은 태양광 패널의 보급에만 신경 쓰다보니 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산업 생태계를 돌보지 못했고 현재 중국 기업들에 의해 시장이 잠식 당하는 상황까지 왔다"며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이 함께 커가는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공사’(가칭) 등의 재생에너지 관련 공기업을 설립해 국내 태양광 산업 수요를 꾸준히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공기업에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라는 역할을 주고 국내 기업 제품만 쓸 수 있도록 제한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이렇듯 국내에서 제조·연구하는 기업들이 존재해야만 고용이 창출되고 산업 생태계가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인플레 감축법이 갖는 파장, 파급력을 정부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의 갈등 온갖 복잡한 정치경제 지정학적인 갈등 관계 속에서 각국이 다 자국 내 완결된 산업 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으로선 수혜를 일정부분 보겠지만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으로선 과연 이게 좋은 건지 따져봐야 한다"라며 "(해당 법안으로)미국에 대한 투자가 국내 투자를 대체한다면, 당장 2, 3년 이내에 한국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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