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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대출금리 4%' 대세…집 팔려하는 영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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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오르자 월 이자비용 수십만원씩 증가

한은 기준금리 인상 지속 의지

영끌족 앞으로 금리부담 더 커질 것

10년만에 '대출금리 4%' 대세…집 팔려하는 영끌족  부동산 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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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해서 내 집 마련했더니 이자가 감당이 안 됩니다. 집값이 더 내려가기 전에 아파트 팔아서 시세차익을 낸 다음, 일단 전세로 옮겨보고 싶어요. 지금보다 집값이 더 떨어지면 다시 아파트를 사면 되잖아요. 그런데 와이프는 반대해요. '1주택은 안전자산'이라면서 생활비를 더 줄여보자고요. 요즘엔 집 문제로 싸우는 게 일이에요. 아이도 있는데 라면만 먹고 살 순 없잖아요."


서울 강북구에 사는 최은호(37)씨는 2년 전 아파트를 살 때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로 4억 원을 받았다. 당시 이자는 2.71%로 월 이자 비용은 90만원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최씨가 은행으로부터 통보 받은 금리는 4.72%. 월 이자는 어느새 148만원까지 치솟아 2년 만에 약 60만원이 불어났다. 최씨는 "상환일인 매달 1일이 지나면 통장 잔액을 들여다보는 게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이자 부담을 느낀 젊은 영끌족의 주택 매도가 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집합건물 매도인 중 30대 이하 비중은 지난 3월 13.31%에서 7월 16.04%까지 4개월 연속 증가했다.


대출금리는 4%이상이 대세가 됐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대 적용받는 경우 금융 소비자가 대부분이었는데 2%포인트(P) 상승한 셈이다. 은행에서 수억원씩 빌린 주택담보대출자나 전세자금대출자의 월 이자 비용이 수십만원씩 오르는 건 예삿일이 됐다.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공시된 지난 7월 국내 예금은행 신규 가계대출 금액의 금리 수준별 비중을 보면 4~5% 미만 대출 비중이 44.7%로 가장 높았다. 금리 4%대 대출 비중은 2013년 2월(26.9%)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3~4% 미만 (32.5%)가 뒤를 이었고, 2% 미만은 6.5%에 그쳤다.


실제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지난 2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4.39~6.37%다. 신용대출(6개월물) 금리는 4.95~6.13%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그 직후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의지를 밝혔다"며 "지난주부터 은행들이 대출 재원을 조달하는 금융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금리까지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금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예금은행 신규 정기예금 금액의 금리 수준별 비중을 3~4%미만이 45%로 제일 높았다. 2~3%미만(41.7%), 2% 미만(13.3%)과 뒤따랐다. 1년 전만 해도 2% 미만 비중이 99.9%였던 것에 비교하면 3~4% 예금금리 비중이 크게 뛴 셈이다.



금리 상승은 자금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며 예·적금이 늘어나는 중이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 예·적금이 약 18조원 증가했다. 기준금리 연속 인상 등으로 예금 금리가 뛰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자 부담이 커지자 가계대출은 지난달 1조원 줄어들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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