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화물연대 갈등 계속
교섭 큰 진전 없어…복직 문제 등 놓고 입장차
민주노총, 31일 본사 앞 결의대회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운송료 인상과 손배소 취하 등을 둘러싼 하이트진로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협상이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잠시 소강 상태이던 갈등도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원청 사용자성 인정과 손배가압류 철회, 노조법 개정 등을 요구하는 결의 대회를 열었다. 결의 대회엔 1000명 이상이 운집했으며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현재까지 별다른 충돌은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하이트진로 운송 노동자들이 15년째 묶여 있는 운임을 현실화하고 조합원에 대한 계약해지를 요구하며 하이트진로 본사 광고탑에 올라 투쟁한 지 16일째"라며 "이들을 고용하고 있는 수양물류의 100% 지분을 가진 진짜 사장 하이트진로가 모르쇠로 일관하며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 "노조는 본사 로비 점거를 풀며 교섭에 나서고 있으나 교섭 또한 진전이 없고 오히려 생존권을 요구하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돌아온 것은 두 차례에 걸친 사측의 55억 원 손해배상 청구"라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화물연대는 지난 24일 본사 부분 점거 해제 이후 현재까지 교섭을 이어오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계약 해지된 조합들의 복직 문제를 둘러싸고 의견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운송료 인상을 비롯해 계약 해지된 조합원들의 복직 및 조합원들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및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을 철회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선 교섭 과정에선 수양물류 측 전무·상무 등 관계자와 화물연대 집행부만이 참석해왔으나 현재는 수양물류 대표이사도 직접 교섭 당사자로 참가하고 하이트진로 본사 물류팀장도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다섯 달째 이어지는 중이다.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말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6월 전면 파업에 돌입했었다. 이들은 이천공장과 청주공장 집회에 이어 이번엔 본사 점거 농성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제품 출고 지연 등으로 피해를 봤다며 조합원 11명에 대해 총 27억7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9일엔 조합원 14명에게 추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사측이 제기한 손해배상 피고는 기존 11명에 더해 총 25명으로 늘어났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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